'아시아무대를 제패한 울산현대' 숨은 주역 김광국 단장을 만나다   [오!쎈 현장]

서정환 2021. 1. 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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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울산현대가 드디어 아시아 무대를 제패했다. 

울산은 지난달 19일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끝난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1로 꺾고 8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울산은 조현우의 결장 등 악재속에서도 선수단이 똘똘 뭉쳐 ACL 10경기 연속 무패(9승1무)의 압도적 전력으로 구단통산 두 번째 ACL 챔피언에 올랐다. 대회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한 윤빛가람은 MVP를 수상했다. 

울산의 아시아 제패에는 숨은 주역 김광국 단장의 공이 컸다. 비시즌 이청용, 조현우, 윤빛가람, 김기희, 원두재 등 공격적인 선수보강에 성공한 울산은 ACL 우승으로 K리그1 준우승의 한을 풀었다. 울산의 빅픽쳐를 성공적으로 그린 김광국 단장을 만나 ACL 우승 뒷이야기와 새 시즌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 ACL 우승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너무 감격스럽다. 정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거라는 큰 기대를 하지 못했다. 한국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우승에 대한 목표보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었다. 아직도 얼떨떨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 우승의 원동력은?

우리 팀 전력을 그대로 다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크다. 모든 팀들이 코로나의 영향을 받았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비상시국이었다. 아시아 축구연맹에서도 이번 챔스는 특별하고 예외적으로 단일경기 한판으로 겨우 진행했다. 

- 국가대표에 차출된 조현우의 코로나 감염 이탈로 대회 중 어려웠던 점이 많았는데?

청천벽력이었다. 자랑스럽게 (조현우를) 대표팀에 보냈는데 코로나에 걸렸다고 들었다. 코로나에 걸린 주변사람이 조현우가 처음이었다. 선수가 어떤 고통속에 있을까 싶었다. 답답한 심정이었고 안타까웠다. 

- 골키퍼 조수혁이 조현우의 대체선수로 세이브 1위에 오르는 등 대활약을 펼쳤는데?

조수혁이 조현우의 4년 선배다. 울산에도 먼저 입단했다. 조수혁이 다른 팀에서 1번을 할 수 있는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다. 조현우를 대신해 조수혁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아무래도 국가대표 조현우 없이 단판승부에서 승부차기까지 갈 수도 있다. 조현우가 돌아와야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수혁이 너무 잘해줬다. 평소에 잘 준비한 결과다. 

- 이청용 등 스타선수의 폭풍영입이 ACL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모기업 현대중공업이 축구에 대한 애정과 의지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모기업이 축구단 예산을 줄이지 않고 유지해줘서 축구단도 계속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구단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지자체나 모기업 지원을 받아 프로팀이 운영되고 있다. 정책결정을 하는 분들이 축구단이 기업과 지자체 도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을 것이다. K리그가 사랑받는 리그가 되도록 우리가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 K리그1에서 아쉬운 우승불발을 챔스우승로 만회했다. 

아주 크다. FA컵도 2년 연속 준우승이고, K리그1도 비슷하게 준우승을 했다. 상상외로 아픔이 크다. 큰 대회에서 자신감을 잃기 쉽다. 구단 자체의 성격이 준우승으로 규정돼 버릴 수 있었다. 12월까지 계약기간이었던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뛰며 완전히 만회를 했다. 앞으로의 5-10년을 위해 큰 사건이었다. 

- 지난 시즌 전북에 4패를 당해 아쉬웠을 것 같다. 

물론이다. 누가 보기에도 승승장구하던 팀이 전북을 만나서 졌다. 다들 우리가 이긴다고 했다. 경기 시작 15분 전에 주장이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대체선수가 들어가자마자 레드카드를 받았다. 전북과 첫 경기서 불운이 겹치고 겹쳤다. 첫 경기가 틀어지면서 뭔가 안 풀렸다. 이번 챔스 우승을 통해서 만회했다. 모의고사 2등하다가 수능 수석한 느낌이다. 

- 가장 고마운 선수가 있다면?

카타르에 가서 끝내 정말 짧은 시간밖에 뛰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자기 기량을 짧은 시간에 보여준 이상헌, 박정인 등은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받으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아까운 선수들이 많다.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했다. 이 선수들이 더욱 더 발전하길 바란다. 

- 김도훈 감독과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김도훈 감독을 생각할 때마다 아쉽다. 박수도 많이 받았다. 투자순으로 따지면 우리가 (전북에 이어) 2등이었다. 김 감독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1등을 쭉 하다가 막판에 2등이 됐다. 너무 본의 아니게 많은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4년 내내 비난을 들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김도훈 감독이) 우리 구단에서 선수를 장악하고 리더십 발휘한 모습은 정말 신뢰가 갔다. 개인적으로 너무 멋진 감독이다. 너무 잘하다가 필요이상의 폄훼를 당해 안타깝다. 본인의 4년 임기에서 마지막에 진가를 보여줘 다행이다. 

- 홍명보 감독의 영입 과정도 궁금하다. 

홍명보 감독에 대해서 구체적인 선임 전에 지인들이나 팬들을 통해서 ‘홍명보 감독이 울산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 소문이 먼저 났다. 팬들이 보기에도 홍 감독을 울산에 어울리는 지도자로 생각했던 것 같다. 국내 지도자 풀이 한정적이다. 홍 감독이 (2014월드컵 실패 후) 행정가로 변신했지만 본인이 현장에서 뛰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너무나 유명한 ‘대한민국의 주장’ 홍명보였다. 홍 감독에 대한 국민들 평가가 좋고 기대가 크다. 자연스럽게 1순위 후보였다. 

- 홍명보 감독에게 기대하는 점은?

본인이 선수로서 국가대표 지도자로서 행정가로서 출중한 경력을 갖고 있다. 다방면에서 많은 경험과 실력을 갖춘 분이다. 정말로 울산현대가 추구하는 K리그 최고의 구단을 만드는데 혁혁한 모습을 보여주시리라 기대하고 있다. 

- 득점왕 주니오의 중국슈퍼리그 이적 등 차기시즌 전력 구상은?

34명 선수 중 계약이 만료되고 새로 들어오고 한다. 매년 50%가 물갈이가 된다. 전력을 유지하겠다고 바라보면 자꾸 다른 구단에 대한 부러움이 있다. 성장한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가고 싶어하는 선수도 있다. 주니오도 본인이 커진 위상만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못지 않은 훌륭한 선수를 영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이상의 전력을 만들어낼 것이다. 

- 단장으로서 철학, 팀 운영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팬이다. 프로축구의 존재이유는 팬이다.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어야 한다. 모기업의 많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많은 팬들이 3-4만명 씩 주말마다 경기장에 모여서 응원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직원들이 힘들게 일하시고 주말에 축구장에 오셔서 목청껏 스트레스를 푸시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프로축구에 너무 많은 돈 쓴다는 말은 못하실 것이다. 프로축구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팬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 코로나 사태로 2020년이 다들 힘들었다. 울산팬들에게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지난해는 너무 아쉽다. 좋은 선수도 보강됐고, 이청용, 조현우, 윤빛가람 등 멋진 선수들도 들어왔다. 경기도 다득점하는 공격적인 축구로 많이 변했다. 멋진 축구를 관중 앞에서 직접 보여드릴 수 있었다면 팬층이 배 이상은 성장했을 것이다. 팬들이 경기를 TV로 보셔서 너무 아쉽다. 

올해도 멋진 준비를 해서 팬들을 기다리겠다. 코로나 사태로 부분관중으로 치러지더라도 많이 접속해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팬들과 다같이 목청껏 응원구호를 외치면서 울산현대 축구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잇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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