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칼라 블레이 들어봤나"..90년대 음악애호가들의 단골멘트
'사자 머리' 女피아니스트 칼라 블레이가 건내는 위로
독학으로 익힌 재즈..기성 뮤지션과 차별화된 따뜻한 감성
※꿀잠뮤직은 잠들기전 침대에 누워 편안하게 듣기에 좋은 음악을 추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매주 한 곡씩 꿀잠 부르는 음악을 골라드리겠습니다.
[꿀잠뮤직] 재즈피아니스트 칼라 블레이(Carla Bley)의 음악은 1990년대 음악 좀 들을 줄 아는지 가늠하는 잣대였다. 미국 명문 재즈스쿨 버클리음대 유학 1세대인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60)이 1994년 MBC 라디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해 미국의 선진 음악(?)을 소개하며 블레이의 음반을 틀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블레이의 곡은 1987년 앨범 'Sextet(6중주)'에 담긴 명곡 'Lawns'였다. 한국말로 변역하면 '잔디밭' 정도이려나.
블레이의 음악은 다소 난해한 정통 재즈와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리처드 클레이더만 계열의 이지리스닝(easy listening) 음악에 열광하던 한국인들의 감성에 착 감기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지리스닝 음악의 특유의 적나라한 감수성하곤 거리가 있었다. 너무 대중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대중적 감각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느낌이랄까.
재즈의 난해한 즉흥 연주에 부담을 느껴 선뜻 재즈 음반에 손이 가지 않던 당시 우리나라의 소위 '음악 좀 듣는' 분들은 블레이의 'Sextet' 음반에는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블레이가 뛰어난 피아니스트는 아니다. 피아노보다는 주로 오르간을 연주한다. 연주자라기보다는 작곡가에 더 가깝다. 그래서인지 그의 즉흥 연주는 현란하기보다는 푸근하다. 멜로디 라인은 섬세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1936년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블레이는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다. 피아노 선생님이자 교회 성가대 지휘자였던 아버지에게 8세까지 피아노를 배운 게 전부였다. 이후 블레이는 철저하게 독학으로 음악을 익혔다. 17세 때 뉴욕으로 건너와 '버드랜드'라는 재즈 클럽에서 일하며 다양한 재즈 뮤지션들의 연주를 접했다. 이때 접한 음악이 블레이 음악의 원천이 됐다.
블레이는 84세 나이에도 여전히 연주를 계속하고 있다. 2018년엔 현 남편인 기타리스트 스티브 스왈로와 함께 한국을 찾아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위로가 필요한 늦은 밤, 침대에 편안히 누워 블레이의 'Lawns'에 귀를 기울여보자. 유튜브에서 그녀의 이름과 곡 제목을 나오면 여러 연주가 뜨는데, 처음에는 sextet 앨범에 실린 원곡을 듣길 권한다. 그다음엔 그녀와 스티브 스왈로의 라이브 공연 연주를 듣는 것으로.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오늘의 MBN] 알토란, 새 MC에 배우 강성연 발탁
- [오늘의 MBN] 이혼보다 재혼이 더 힘들다?
- [매경e신문] 오늘의 프리미엄 (1월 9일)
- 영화 `아바타`가 현실로...가수로, 유튜버로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 도시 모습을 바꾼 88올림픽…우리 삶도 바꿨다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미장’ 잡은 토스, ‘만년 적자’ 카카오에 압승 [맞수맞짱]
- “충분히 우승할 만 했다” 에드워드 리, 나폴리 맛피아에 대인배 면모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