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양의 베니스' 중국 저우장

송경은 2021. 1. 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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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의 작은 도시 저우장. 9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고전 수향으로 마을 곳곳에 물이 지나 배를 타고 이동한다. /사진=송경은 기자
[랜선 사진기행-30] '중국제일수향(中國第一水鄕)'. 중국의 옛 수향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저우장(周庄) 초입에 쓰여 있던 글귀다. 인파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자 오래된 가옥들 사이로 물길이 보였다. 마을 전체가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생경한 광경이었다. 삿갓을 쓴 뱃사공이 뱃머리에 서서 긴 노를 저을 때마다 서너 사람을 태운 배가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유유히 움직였다. 뱃사공이 흥얼거리는 전통 노랫가락은 마을 골목 안쪽까지 울려 퍼졌다.

'동양의 베니스'로 불리는 저우장은 장쑤성 쑤저우시의 현급 시인 쿤산시의 작은 도시다. 중국 강남지방(장강 이남 지역)의 대표적인 고전 수향(水鄕·물가에 있는 마을)으로 부토(富土)로 불리는 퉁리, 운치 있는 루즈, 꿈속의 시탕, 물가의 누각이 유명한 우전, 부자들이 많았던 난쉰과 함께 '강남 6대 수향 고진' 중 하나로 꼽힌다. 쑤저우 인근의 강, 호수와 연결된 중국 강남의 수향들은 예부터 '어미지향(魚米之鄕·쌀과 물고기가 풍부한 지역)'으로 불렸다.

석교를 건너며 내려다본 중국 저우장의 뒷골목. 전통 가옥들 사이 좁은 수로를 따라 배들이 오간다. /사진=송경은 기자
그중에서도 저우장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제1수향으로 꼽힌다. 중국의 유명 화가인 오관중은 저우장에 대해 "중국 산천의 아름다움은 황산에 집중돼 있고 중국 수향의 아름다움은 저우장에 집중돼 있다"고 했을 정도다. 특히 저우장은 중국 명청 시대에 지은 전통 가옥들이 잘 보존돼 있어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물이 휘감아 흐르는 마을 곳곳은 14개의 석교가 연결하고 있었다. 명나라 때 들어선 쌍교와 원나라 1355년에 지은 부안교가 대표적이다.

저우장의 고택 가운데 대저택인 셴 하우스는 2000㎡(약 600평)이 넘는 공간에 전통 건축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로 다른 크기의 방 100여 개를 갖고 있었다. 셴완산의 후손인 셴벤렌이 청나라 첸룽 황제 7년인 1742년 지었다. 셴 하우스는 전면부와 중앙부, 후면부 등 크게 3가지 공간으로 나뉘었다. 전면부에는 수문(水門)과 부두가, 중앙부에는 입구 홀과 차를 마실 수 있는 다과 홀, 메인 홀이 있었고 홀을 지나면 후면부의 거실과 여러 방으로 이어졌다. 정원도 7개나 됐다.

공예품을 파는 저우장의 길거리 상점(왼쪽). 오른쪽 사진은 다양한 상점이 즐비한 안쪽 골목 모습이다. /사진=송경은 기자
저우장의 또 다른 매력은 좁은 골목을 따라 마을 곳곳을 구경하는 것이다. 석교를 건너 상점들이 즐비한 마을 안쪽에 들어서자 취두부 향이 진하게 풍겼다. 중국 전통 방식으로 졸인 돼지 족발 등 다양한 먹거리가 많았다. 대나무로 만든 그릇과 바구니, 안마기 등 공예품을 파는 상점이나 전통 옷가게도 눈에 띄었다. 전통 상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 같은 현대식 카페도 고택 안에 자리를 잡아 운치 있게 커피를 마시며 수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상하이에서 상하이 근교에 위치한 저우장까지는 차로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당일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저우장 입장료를 포함해 1인당 왕복 150위안 정도가 든다. 걸어서만 저우장을 구경한다면 마을 전체를 둘러보는 데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수로를 다니는 배는 60분 코스, 80분 코스 등 다양한데 배 한 척에 6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다른 일행과 요금을 나눠 내고 함께 타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저우장에서는 물가에서 중국 강남지방 전통 노랫가락을 즐길 수 있다.

식당과 상점들이 모여 있는 저우장 수로변. /사진=송경은 기자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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