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발언 없다 안도했더니 '핵'만 36번 언급한 김정은

박대로 2021. 1. 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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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공개된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핵무력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미측과 우리측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홍 실장은 이어 "다탄두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핵잠수함,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군사정찰위성, 각종 전술핵무기 등을 언급한 것은 미국, 중국, 러시아의 핵군비 경쟁 속에서 자신의 핵무력 증강 명분을 찾고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 프레임을 설정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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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대회 사업총화에 '핵무력' 등 반복 언급
기존 핵전력 만족 않고 신기술 지속 개발 시사
이란 등 우호국과 핵개발 협력 시사 발언 주목
바이든 정부와의 핵군축 협상용 포석 가능성
"협상을 북한식 핵군축으로 유도하려는 전략"
"카멀라-김여정 회담, 남북미중 4자회담 필요"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4일 차 사업총화 보고를 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미국에는 적대 정책 철회를, 남측에는 남북 관계 합의 이행을 강조했으며 핵잠수함 개발을 공식화하고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2021.01.09.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공개된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핵무력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미측과 우리측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전날까지 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안도하던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9일자 로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김 위원장의 제8차 노동당 대회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 내용을 보면 핵무기를 뜻하는 '핵'이라는 표현이 36번 등장했다. 핵무력이라는 단어도 11번이나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전날까지 전혀 거론되지 않던 핵문제가 이날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이번 보고에서 그간의 핵무기 개발 과정을 소개하면서 기존 핵전력에 만족하지 않고 전술핵무기와 초대형 핵탄두를 생산해 핵선제공격능력과 핵보복타격능력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고체연료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핵추진 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핵무기 개발 과정에서 이란 등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북한은 이날 "우리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세계 모든 나라들과의 친선단결을 강화하고 진정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 당의 대외정책적 입장이 명시됨으로써 새 총결기간 공화국의 대외적 권위와 국제적 영향력을 더욱 높여나갈 수 있는 전략전술적 지침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는 핵무기 개발이 이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8일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08. photo@newsis.com

이에 대해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 또는 묵인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대응하겠다는 의미"라며 "결말에 이르러 이들 국가와의 친선 단결을 언급하는 것은 앞서 기술된 무기체계들이 이들 국가의 대외 지원 하에 개발 중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핵전력을 세세하게 노출한 것은 일종의 외교적 실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속내를 드러내는 김정은의 전술적 약점이 반복되고 있다"며 "외교는 인내력이 필요한데 병진노선 재언급, 다탄두, 전술핵, 핵잠수함, 초음속 미사일 등 너무 구체적이고 노골적 표현을 하는 것은 외교적 역량에서 김정은 체제의 한계"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번 핵무력 집중 언급이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무기 고도화, 핵무력 증강 계획을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봐서 핵보유국 기정사실화를 넘어 핵군축 프레임을 만들어 북미 간 협상을 북한식 핵군축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기저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 3일째 회의에서 사업총화보고하는 김정은. 2021.01.08. (사진=노동신문 캡처)

홍 실장은 이어 "다탄두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핵잠수함,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군사정찰위성, 각종 전술핵무기 등을 언급한 것은 미국, 중국, 러시아의 핵군비 경쟁 속에서 자신의 핵무력 증강 명분을 찾고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 프레임을 설정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핵무력을 집중적으로 거론한 이상 미국 바이든 새 정부가 북미 핵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관점도 제기온다. '카멀라-김여정' 고위급 회담, 남·북미·중 4자회담이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진정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새 행정부의 공식적 2인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북한의 실질적인 2인자인 김여정 간의 고위급 회담, 그리고 남북한과 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능력의 단계적 감축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미북 관계 개선과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한 포괄적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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