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영선 예능 출연이 민감한 경쟁자들.."공공성 훼손"

최형창 2021. 1. 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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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예능 출연을 두고 경쟁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출마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선거에서 중요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톡톡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9일 "출마를 앞두고 인물 예능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이라며 "서울시장을 '아내의 맛'으로 하겠다는 건가. 자문해 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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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인지도 올리는데 효과적
일각에선 정치의 예능화 우려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예능 출연을 두고 경쟁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출마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선거에서 중요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톡톡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 경향에서도 정책 등에 대한 지지보다는 인지도 기반의 지지율이 나타나는 경향성을 띄고 있어서 경쟁 후보들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 8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인터뷰에서 “선거 때는 원래 이렇게 출마 의사가 분명한 사람들은 부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것은 명백히 선거에 활용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최근 TV조선에서 특정 서울시장 후보, 여야 후보들을 이렇게 초대해서 일종의 선거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해 가족과 함께한 일상을 공개했다. 11.204%(닐슨코리아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관심을 집중 받았다. 나 전 의원도 이와 관련해 “나경원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면서 소통하고 싶었다”며 “일면 부끄러운 것도 있지만 저희 딸이 참 예쁘게 나왔다. 그래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예능 출연이 정치의 예능화 아니냐, 이미지 정치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재명 경기지사도 SBS 고정 프로그램에 상당히 오래 나오셨다”며 “일장일단이 있겠다”고 말했다.

TV조선 측도 선거 연관성을 의식해서인지 오는 12일 방송에는 야권 인사인 박영선 장관편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장관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방송사로서는 여야 균형을 맞춘 셈이지만 이들과 경쟁하는 후보들 입장에선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최근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9일 “출마를 앞두고 인물 예능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이라며 “서울시장을 ‘아내의 맛’으로 하겠다는 건가. 자문해 보라”고 꼬집었다.

정치인에게 예능출연은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치트키’ 같은 존재다. 무겁고 딱딱한 시사프로그램보다는 인간적인 면모를 더 뽐내면서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장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2018년에 아내의 맛에 출연했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2017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나왔다. 전문가들은 선거방송에서 균형과 다양성을 중시하듯 예능도 그러한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방송사 자체 규정을 둬 공정성 시비가 나오지 않게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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