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낳은 LCK, 교촌치킨처럼 '프랜차이즈' 된다고?[오지현의 하드캐리]
특히 이번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는 상당한 격변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프랜차이즈’ 시대를 열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LCK가 교촌치킨이나 맥도날드 같은 프랜차이즈가 된다는 것, 대체 어떤 의미일까요?
이와 더불어 승강제가 폐지되고 2군 리그가 창설되면서 장기적인 팀 운영이 가능해졌습니다. 차기 시즌 롤챔스나 2부 리그인 ‘LoL 챌린저스 코리아(롤챌스)’ 참가팀을 확정짓던 LCK의 승강전 역시 조금은 뒤늦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LCK 프랜차이즈 팀은 강등되지 않고 계속해서 LCK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e스포츠팀을 운영하면서 상품 판매나 스폰서십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할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로스터에 등록되지 않은 각 팀 연습생이나 프로 지망 아마추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풀뿌리 대회인 ‘LCK 아카데미 시리즈’도 정기적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이제 승강에 실패해 LoL 선수로 남을 수 없게 된 ‘짠내 나는’ 이야기들은 없어질까요. 당장 지난해 LCK와 롤드컵 우승의 주역이던 담원의 ‘고스트(본명 장용준)’ 선수만 해도 LCK 승강전에서 2번이나 강등당하는 아픔을 이겨내야 했죠. 고스트 선수는 16세 나이에 데뷔해 CJ 엔투스, bbq 올리버스, 샌드박스 게이밍 등 3개 팀을 전전했고, 게임계를 떠날 마음까지 먹었으나 결국 ‘세체원(세계 최강 원딜)’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특히 기존에 e스포츠 팀을 운영하지 않던 기업의 참여가 눈에 띄는데요. 샌드박스 게이밍은 최근 KB국민은행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해 팀명을 ‘리브 샌드박스’로 확정했고, 바둑 신라면배로 유명한 오심은 팀 다이나믹스를 인수해 ‘농심(004370) 레드포스’를 창단했습니다. 기아차(000270), 한국야쿠르트도 담원 게이밍과 프레딧 브리온과 스폰서십을 맺었습니다. 시크릿랩, HP 오멘 등과 같은 글로벌 파트너와 더불어 우리은행, 맥도날드, 로지텍도 올해 LCK 공식 후원사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이들 기업 역시 프랜차이즈 제도에 어느 정도 매력을 느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팀들 입장에서는 정규 리그 1위를 놓치더라도 결승 진출을 노리고 경험을 쌓을 수 있고, 팬들은 5전 3선승제의 경기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됩니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은 “LCK의 국제무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플레이오프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리그와 팀 그리고 팬들 사이에 있었다”라며 “LCK가 지속가능한 생태계로서 기반을 구축하고 질적으로 경쟁력 있는 리그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팀들과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상금 규모도 스플릿당 3억원에서 4억원으로 인상됐고, 우승 상금 역시 1억원에서 2억원으로 2배 늘어났습니다. 준우승팀은 기존 우승 상금과 맞먹는 1억원을 받게 됩니다.
LCK 팀들이 전통을 쌓아 수 세대가 함께 즐기는 스포츠 리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별도 법인이 설립되고,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사업본부 총괄이 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재무적인 투명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고, 참가팀들의 리그 관련 주요 의사결정 참여도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거란 전망입니다.
2021 LCK 스프링은 오는 13일, 첫 경기인 젠지 e스포츠와 kt 롤스터의 격돌로 첫 발을 뗍니다. 달라진 제도 위에서 ‘루키(신인)’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을지, 한국 e스포츠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어떤 새로운 변화들이 펼쳐질지 눈여겨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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