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잠수함·극초음속 무기 도입 발표.. 군사 위협 강화

이강진 입력 2021. 1. 9. 13:32 수정 2021. 1. 9. 15: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이뤄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보고에서 대남, 대미 메시지를 표출하며 앞으로 추진할 대외 전략의 구상을 공개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추진 잠수함·극초음속 무기 등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대미·대남 군사 위협을 강화했다.

9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보도에서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 개조해 해군의 현존 수중 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언급된 핵잠수함은 기존 디젤 방식이 아닌 원자력 기반 엔진을 사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핵추진 잠수함은 기관용 산소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연료 우려 없이 장기간, 고속으로 잠항 항해할 수 있어 위력적이다. 북한은 당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3천t급 디젤 추진 잠수함을 건조해온 것으로 알려졌고,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사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핵추진 잠수함과 함께 수중발사 핵전략 무기도 보유하겠다고 공언한 점을 고려하면 우라늄 기반 핵추진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하는 ‘전략원잠(SSBN·Ship Submarine Ballistic missile Nuclear)’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핵추진 잠수함은 극지방 얼음 아래를 통한 대륙 간 이동 등 뛰어난 기동능력으로 장기간에 걸쳐 사실상 세계 모든 해양을 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 잠수함을 확보하려는 것이 사실이라면 SLBM 등을 활용한 위협은 한층 강화된다.

김 위원장은 ‘핵 선제·보복타격 능력 고도화’를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명중률을 높이라고도 주문했다.

통신은 “1만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전했다. 사거리 1만5000㎞의 ICBM이면 미 본토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다탄두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 계열 신형 ICBM이 목표로 하는 MIRV(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 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란 하나의 탄도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실어 각각 다른 목표 지점에 대해 공격을 하는 탄도미사일이다. 이 기술은 핵미사일 수를 늘리지 않고도 공격력을 키우는 데 활용된다.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다면 미국 등에 대한 위협은 배가된다. 다만 ‘마감단계’라는 언급으로 미뤄볼 때 아직은 완성 전 단계로 풀이된다. 통신은 또 “수중 및 지상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케트 개발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며 고체엔진 미사일 개발도 진행 중임을 재차 확인했다.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전술 무기화를 비롯해 ‘초대형 핵탄두 생산’ 추진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은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을 언급하며 ‘극초음속 무기’ 도입 의사도 처음 밝혔다. 통신은 “신형 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전투적사명의 탄두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최소 마하 5(시속 6120㎞)의 속도로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 수집능력을 확보하며 500㎞ 전방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서도 언급됐다”면서 정찰탐지수단·군사정찰위성 설계를 완성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북한의 이러한 구상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측면이 강해 실제 성공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 같은 군사력 강화의 책임을 우리 측으로 돌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남조선 당국은) 첨단군사장비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할 데 대한 북남합의 이행에 역행하고 있다”며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주권에 속하는 각종 상용무기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도발이라고 걸고들면서 무력 현대화에 더욱 광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과 현무-4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만약 남조선 당국이 이를 시비하려면 첨단군사자산획득과 개발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느니, 이미 보유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보다 더 정확하고 강력하며 더 먼 곳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느니, 세계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고 계속되는 첨단공격장비반입목적과 본심을 설득력 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