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첩보 인지한 청해부대, "과연 나포 막을 수 있었을까"

박병진 2021. 1. 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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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는 과연 나포를 막을 수 있었을까."

청해부대가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 한달 전 쯤인 지난해 12월 초 호르무즈해협에 급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알고도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청해부대를 급파한데는 유사시 상황과 함께 이란과의 협상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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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는 한국케미호
“청해부대는 과연 나포를 막을 수 있었을까.”

청해부대가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 한달 전 쯤인 지난해 12월 초 호르무즈해협에 급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관련한 정보를 중동 5국 공관에 “이란 정부기관 등이 호르무즈해협을 출입하는 우리 유조선을 나포할 계획”이라는 내용을 담은 전문을 띠운 뒤였다. 하지만 나포 시도 등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자 청해부대원들을 실은 최영함(4400t급)은 수일 뒤 호르무즈해협으로부터 직선거리로 300여㎞ 떨어진 오만의 무스카트항 인근으로 복귀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4일, 이란은 이 해협에서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수상한 움직임을 한 달 전에 파악하고도 국민 억류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난의 화살은 청와대로도 향했다.

현지에 급파돼 대응 조치에 나섰던 청해부대는 왜 나포를 막지 못했냐는 얘기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청해부대는 알고도 이란의 선박 나포 행위를 막지 못한 걸까.
호르무즈해협에 도착한 청해부대 최영함
이에대해 군 관계자는 9일 “첩보를 입수했더라도 달랑 배 한척 가서 선박 나포를 막는 작전을 펴기는 불가능했다”면서 “더구나 이번 나포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움직였다. 이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 했다면 문제는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청해부대의 격퇴 대상은 소말리아 해적이었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하루 평균 5∼10척 가까운 한국 국적 선박들이 움직인다. 이들 배의 이동을 청해부대 최영함이 홀로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전언이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알고도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청해부대를 급파한데는 유사시 상황과 함께 이란과의 협상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군 고위 소식통은 “정부가 군사적인 조치 등은 가급적 최소화해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금은 군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소할 수 없는 상태”라며 “다만 청해부대가 급파된 것은 이란 정부를 향한 일종의 보여주기식 압박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군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한달 전 나포와 관련한 첩보를 파악하고도 국민 억류를 막지 못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이는 만큼, 이러한 논란이 확대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의문이 있는 부분은 비공개를 전제로 적극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청해부대는 지난 12월 초와 지난 4일 두차례 호르무즈 해협 급파때 모두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로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작전이다보니 해군본부는 배제된 것이다. 청해부대 최영함엔 해군 특수전전단(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병 등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청해부대는 링스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등도 운용하고 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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