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당근마켓'서 사람 모아 '눈 집게'로 눈사람 만들어요

김무연 2021. 1.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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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저녁 퇴근길 직장인들은 때 아닌 복병을 만났다.

이제는 20~30대 성인들이 '당근마켓'으로 '눈사람 크루'를 모집하고 다이소에서 산 '눈오리집게'로 오리 행렬을 만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6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거래창에 '연남동 눈사람 만드실 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눈을 굴려 몸통과 머리를 만들어 잇는 전통적인 눈사람 대신 난도가 높은 작품에 도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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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저녁 폭설.. 눈사람 만드는 사람 늘어
당근마켓, 눈사람 만드는 사람 모은다는 글 올라와
BTS 등 연예인, 눈 오리집게 이용해 '눈 오리' 인증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지난 6일 저녁 퇴근길 직장인들은 때 아닌 복병을 만났다. 갑작스레 쏟아진 눈이 한파에 얼어붙으면서 자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던 고급 스포츠카는 바퀴가 헛돌면서 다른 의미로 주목받았고, 대형 버스도 내리막길에 미끄러져 내렸다. 퇴근길은 꽉 막혔고 배달 서비스는 사실상 정지했다.

7일 용산역 임시 선별진료소 앞에 마스크를 쓴 눈사람이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트레스 유발자’인 폭설은 누군가에겐 즐거움의 대상이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함박눈과 코로나19로 억눌러진 야외 활동에 대한 열망이 만나자 사람들은 너도 나도 집 앞으로 뛰쳐나가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만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은 과거 많이 달라졌다. 어린 아이들이 동네 친구들과 대문 앞에서 눈을 굴리고 나뭇가지를 꽂아 팔을 만들고 채소나 돌 등으로 눈, 코, 입을 꾸미던 광경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20~30대 성인들이 ‘당근마켓’으로 ‘눈사람 크루’를 모집하고 다이소에서 산 ‘눈오리집게’로 오리 행렬을 만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6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거래창에 ‘연남동 눈사람 만드실 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4인 이하로 연트럴(경의선 숲길 공원)에서 크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또 다른 이용자는 ‘어제 만든 눈사람 자랑합니다’라면서 자신이 만든 눈사람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당근마켓에 눈사람을 같이 만들자고 글을 올린 이용자(사진=당근마켓 캡처)
당근마켓은 단순한 중고 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당근마켓에서는 인근 주민들끼리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것 외에도 내 집 근처의 맛 집, 학원, 카페를 추천 받고 구인구직도 가능하다. 당근마켓을 이용해 소모임을 만들거나 동호회를 조직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눈을 굴려 몸통과 머리를 만들어 잇는 전통적인 눈사람 대신 난도가 높은 작품에 도전하기도 한다.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라이언’을 본뜬 눈사람을 만들거나 아예 눈으로 벽돌을 만들어 성을 쌓는 경우도 생겨났다.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눈오리(사진=방탄소년단 트위터)
한편에서는 ‘눈오리집게’를 사용해 ‘눈오리’를 만들고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눈오리집게는 집게 끝에 오리 모양의 틀을 달아 간편하게 ‘눈오리’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구다. 여러 명이 모일 상황이 안되거나 눈사람을 만드는 데 힘을 쏟기 꺼리는 사람들도 눈 오는 날의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에서 눈오리나 다른 모양의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눈 뭉치 제조기’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G마켓은 최근 2주(12월24~1월6일)간 눈뭉치 제조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0% 늘었다고 밝혔다.

높은 인기로 인터넷 구매를 서두르지만 지난 6일 내린 폭설로 도로 교통이 마비되면서 제때 상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웃돈을 얹고서라도 눈 뭉치 제조기를 구매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5000원선에 판매되는 눈오리집게는 현재 당근마켓에서 1만원선에 거래 중이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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