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죄스러움에 하늘을 가리고 먹는 '오르톨랑'<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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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문화입니다.
당시 영국 여왕이 사랑한 그 요리는 오늘날 취식이 금지된 오르톨랑(ortolan)이라고 더가디언 지(紙)는 전한다.
오르톨랑은 참새목 멧새과에 속하는 멧새이다.
빛이 없으니 하루 종일 어둠에 머무는 오르톨랑은 계속 먹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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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수 보호 차원에서 사냥 금지해 취식 불법
음식은 문화입니다. 문화는 상대적입니다. 평가 대상이 아니죠. 이런 터에 괴상한 음식(괴식·怪食)은 단어 자체로서 모순일 겁니다. 모순이 비롯한 배경을 함께 짚어보시지요.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요. <편집자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19세기 영국 전성기를 이끈 빅토리아 여왕은 1890년 버킹엄셔 웨데스던(Waddesdon) 저택에서 맛본 요리에 흠뻑 빠졌다. 궁으로 돌아온 여왕은 그 맛을 잊지 못해서 사람을 시켜 요리법을 배워오라고 명령했다. 당시 영국 여왕이 사랑한 그 요리는 오늘날 취식이 금지된 오르톨랑(ortolan)이라고 더가디언 지(紙)는 전한다.
이 요리가 잔혹한 논란이 이는 부분은 사육 과정에서 불거진다. 어둠을 만들기 여의치 않으면 산채로 새의 눈알을 제거한다. 빛이 없으니 하루 종일 어둠에 머무는 오르톨랑은 계속 먹기를 반복한다. 먹이는 주로 포도와 무화과 등 과일을 준다. 무게 20g 남짓 나가는 멧새는 크게는 100g 가까이 살이 찌게 된다.
도살 방법도 가학적이다. 현지 술 블랜디(Brandy)에 산채로 넣어서 익사시킨다. 즉살이 아니라서 과정 자체가 새에 고통이다. 죽은 오르톨랑은 털을 뽑아서 구워서 먹는 게 보통이다. 털와 뼈를 제외한 근육과 내장 전체를 먹는다. 블랜디가 배인 내장을 제일로 치는 매니아도 있다.
조리법이 잔혹한 탓에 지탄의 대상이 됐다. 프랑스 정부는 1999년 오르톨랑 사냥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그런데 잔혹한 탓이 아니라 개체수가 급감해 보호하려는 차원이었다. 법적으로 금지했지만 프랑스인의 오르톨랑 사랑은 계속됐다. 위키피디아가 인용한 자료를 보면, 프랑스에서 오르통랑 개체수는 1997년부터 2007년까지 30% 급감했다.
법이 사문화되자 프랑스 정부는 2007년 제재 수위를 올렸다. 오르톨랑을 사냥하다 적발되면 6000유로 벌금을 매기기로 했다. 유럽연합도 프랑스 정부 취지를 받아들여 권역에서 오르톨랑 요리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프랑스인의 오르통랑 사랑은 끊이지 않았다. 요리사들이 이 요리를 법적으로 허용하라고 시위할 정도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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