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패 인정한 김정은, 새 5개년 계획 상정 "자력갱생 이어가야"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
"현실적 가능성 고려해 국가경제 자립적 구조 완비"
"인민 생활 뚜렷한 개선 향상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고 기존의 자력갱생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5일 노동당 8차 당대회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며 경제 실패를 자인한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8일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쳐

김정은은 지난 5~7일 제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지속적인 경제상승과 인민 생활의 뚜렷한 개선 향상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여 작성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상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정은은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했다. 또 "현실적 가능성을 고려해 국가경제의 자립적 구조를 완비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며 인민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요구를 반영했다"고 했다.

김정은은 보고에서 "우리 당의 경제전략은 경제사업체계와 부문들 사이의 유기적 연계를 복구·정비하고 자립적 토대를 다지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 우리 경제를 그 어떤 외부적 영향에도 흔들림 없이 원활하게 운영되는 정상궤도에 올려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난해 북한은 대북제재와 코로나, 수재 등 삼중고로 고통을 겪었다.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새 경제계획으로 농업 분야 발전과 소비품 생산 증대 등 인민 생활 향상도 강조했다. 그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총적 방향은 경제발전의 중심고리에 역량을 집중해 인민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고 인민 생활을 향상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새 5개년 계획의 중심과업은 "금속·화학공업을 관건적 고리로 틀어쥐고 투자를 집중해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생산을 정상화하며 농업 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강화하고 경공업 부문에 원료·자재를 원만히 보장해 인민소비품 생산을 늘리는 것"으로 설정됐다.

새 5개년 계획을 추진·집행할 주체로는 내각을 지목했다. 김정은은 "새로운 5개년 계획은 내각이 나라의 경제사령부로서 경제산업에 대한 내각책임제·내각중심제를 제대로 감당"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말했다.

내각의 역할로는 △국가경제의 주요 명맥과 전일성(全一性) 강화 사업 추진 △경제관리의 결정적 개선 △과학기술을 통한 생산 정상화·개건 현대화·원자재 국산화 추동 △자립경제 토대·잠재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대외경제활동 지향 등이 언급됐다. 향후 경제 부문에서 내각 역할이 강화되겠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책임도 지게 됐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8차 당대회를 진행 중이다. 정확한 종료 일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통신은 이날도 대회가 계속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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