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2021. 1. 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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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진 이동은·정이용 지음, 창비 펴냄

“허탈하다. 그때는 안 됐지만, 오늘은 된다.”

죽었다던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 서류상에. 무연고사한 아버지는 죽어서도 구만리 같은 딸들의 앞길을 막곤 했다. 계단 청소와 대리운전을 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리는 20대 진아에게 세상의 문턱은 때로 너무 높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는 거라고, 이 고비만 넘으면 무언가 있을 것처럼 하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꽤 듬직해 보여 연인이 된 단골손님도 ‘믿을 놈’은 아니었다. 50대 수진에게는 견뎌온 시간을 곱씹을 사건이 벌어진다. 진아와 수진의 하루하루가 교차로 펼쳐진다. 고요하고 담담해 보이지만 곱씹어 생각할수록 ‘평범한 일상’은 아니다. 매일매일이 고비고, 발아래는 풍랑이 인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때로는 자의로, 때로는 타의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게 ‘삶’이어서.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팬데믹이 되려면 조너선 퀵 지음, 김한영 옮김, 동녘사이언스 펴냄

“진실하고 우호적이고 따뜻하게 소통하라.”

이 책은 2018년 미국에서 ‘감염병의 종말(The End of Epidemics)’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공중보건 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지난 40년간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퍼졌던 전염병을 연구하고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왔다. 2년 전 책에서 그가 묘사한 팬데믹은 다음과 같다. 공중보건 체계가 마비되고,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으며, 경제가 멈추고, 가난한 사람들이 범죄에 노출된다. 그의 ‘예언’은 2020년만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책은 감염병의 획기적인 대응에 필요한 7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강한 리더십, 회복력 있는 보건체계, 적극적인 예방,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혁신, 영리한 투자, 의식 있는 시민들의 존재다. 마지막 팬데믹을 만드는 일은 2020년 인류의 손에 달려 있다.

 

 

 

 

 

 

 

 

플라스틱 수프 미힐 로스캄 아빙 지음, 김연옥 옮김, 양철북 펴냄

“1분에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2030년에는 두 대 분량일 것이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강한 데다 물에 젖지 않아 혁명적인 발명품으로 불렸다. 플라스틱으로 포장하면 보관과 운송에 용이하다. 대체할 수 있는 소재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플라스틱은 얼마 못 가 쓰레기가 된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지구상 모든 플라스틱의 22~43%가 매립된다. 그리고 바람에 날아가거나 물에 쓸려 자연에 투기된 플라스틱은 수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다만 잘게 쪼개질 뿐이다. ‘플라스틱 수프’는 바다로 흘러들어 해류를 타고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의 모습이 마치 수프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책은 지금까지 보고된 플라스틱 오염의 실태를 정리하고, 해결을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누구나 일하고 싶은 농장을 만듭니다 백경학 외 14인 지음, 부키 펴냄

“돌봄을 받는 객체에서 돌봄을 주는 주체로 거듭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농사는 힘들고 거친 일이다. 돈을 많이 벌기 어렵다는 인식도 있다. I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팜’은 다르다고 한다.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한 사람이 수십 명 몫의 일을 할 수 있다. 노련한 농부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팜에서 일하는 것은 가능하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숙련이 줄어든다는 것은, 보통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로 통한다. 지난 10월 착공한 푸르메소셜팜은 이 생각을 뒤집었다. 높은 수익성과 안전한 환경에 주목해 장애인을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이 책은 이 전례 없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과정을 담았다. 소개된 일본과 유럽의 유사 사례를 보면, 장애인 일자리와 첨단 산업의 결합이 그리 파격적 사고의 전환은 아니다. 더불어 향후 불거질 기술과 인간의 공존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한 번뿐인 인생 엄마로만 살 수 없다 박형란 지음, 미래문화사 펴냄

“무엇이 더 될 필요 없어. 너로 이미 충분해.” 저자는 살면서 많은 엄마들을 만났다. 국어 교사로 33년 일하는 동안 진학 상담을 하거나 자식이 문제되는 행동으로 처벌받을 때 엄마들을 마주했다. 거기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 역시 직장맘으로 주어진 일을 정신없이 감당했다. 문득 돌아보니, 스스로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른 채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에게도 독립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누구 엄마’로 불린다. 좋은 엄마가 되라고 조언하는 육아서도 넘친다. 그전에 ‘나로서의 나’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엄마는 하나의 역할일 뿐이다. 언젠가 자녀가 독립하듯, 부모도 자녀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독립의 시기를 맞고 있거나 언젠가 그 시기를 맞닥뜨릴 엄마들에게 유용한 지침서다.

 

 

 

 

 

 

 

 

가난한 그대의 빛나는 마음 이상숙 지음, 삼인 펴냄

“이제 필요한 것은 백석의 시와 문학을 북한 시의 범주에서 논하는 것이다.”

표지에 백석 사진이 실려 있다. 왼쪽은 남한에서 시를 쓰던 백석이고, 오른쪽은 북한에서 시를 쓰던 백석이다. 그는 1940년대에 만주로 떠나 해방 후 고향 평안북도 정주에 정착했다. 당시 그가 쓴 시의 제목은 우리에게 익숙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처럼 맑고 서정적인 느낌과 사뭇 다르다. ‘제3 인공위성’ ‘사회주의 바다’ ‘조국의 바다여’ 등의 제목 아래 공산주의를 찬양하고 김일성을 칭송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가치 없는 활동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서문에 “북한 문학을 문학으로 인정을 하든 안 하든, 백석의 창작이 자발적인 것이 아닌 생존전략이었든 아니었든 북한 문학 속에서 백석은 살았으므로 백석 연구자는 그것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시사IN 편집국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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