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0단] 문대통령·여당, 중도층과 점차 멀어지고 있다
중도 유권자 文 부정평가
시간 갈 수록 늘어났다
민주당 지지율도 하향세
그렇다고 국민의힘으로 간 건 아냐
중도 무당층 비율만 높아졌다
여론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이념 성향을 물어봤을 때 중도라고 밝히는 응답자는 40% 안팎이다. 중도는 스윙보터(그때그때 지지 후보가 다르다)로 불리기도 하는데, 정치에 관심을 두지만 진영보다는 '실리'를 따지는 성향이 강하다.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정당과 후보들마다 이들의 지지를 얻기를 열망한다.
그런데 이 중도층의 지지가 약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지지다.
특히 ‘잘못한다'는 응답 비율에는 변화가 더 선명하다. 11월 1주 땐 57.8%였는데, 한 달 뒤엔 59.4%가 됐고, 다시 한 달 뒤인 1월 1주엔 62.8%를 기록한다. 중도층의 긍정 평가는 낮아지고 부정 평가는 높아지는 흐름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이 보인다. 지난해 11월 1주 조사에서 중도층의 40%가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봤고 ‘잘못하고 있다'는 51%였다. 그런데 두 달이 흐른 올해 1월 1주 조사에선 이 비율이 각각 33%, 61%였다. 역시 긍정은 낮아지고 부정은 높아졌다. 1월 1주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대처 비흡 등이 꼽혔다. 집값의 계속된 상승, 서울동부구치소 확산 파문 등이 영향을 준 듯하다.
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반작용이다. 여당 지지율이 내려가면 야당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보는 게 통념. 한 정당에 불만을 가지면 다른 정당을 대안으로 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
작년 11월~올해 1월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0.1%, 30.9%, 29.9%다. 그냥 멈춘 셈. 민주당에서 이탈한 중도층 표심이 국민의힘으로는 가지 않은 것이다. 그럼 어디로 갔을까.
중도층 가운데 무당층(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자) 비율은 점차 높아졌다. 11월 1주에 15.8%였는데 12월 1주엔 18.6%, 그리고 1월 1주엔 19.2%까지 높아졌다. 민주당에 실망한 중도층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가기보다는 무당층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으로 가기를 주저하는 셈이다.
물론 이들 조사는 중도층만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고 전체 조사 내용 중 일부라는 점, 또 변화 폭이 엄격히 말해 오차범위 내라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최소한 중도층 표심의 흐름만은 보여준다.
문 대통령과 여당에서 중도층이 점차 이탈하고 있다. 그러나 그 표심은 아직 제1야당으로 가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그 표심이 어디로 갈지는 대통령과 여야에 달렸다.
리얼미터 주중 집계 11월 1주 조사는 2~4일 1504명이 대상이고 응답률은 4%다. 12월 1주 조사는 11월 30일~12월 2일 1508명 대상이고 응답률은 4.4%다. 1월 1주 조사는 4~6일 1505명 대상이고 응답률은 4%다. 세 조사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2.5%포인트이고 무선 전화면접과 유무선 ARS를 혼용했다. 한국갤럽 11월 1주 조사는 3~5일 1002명 대상이고 응답률은 15%다. 1월 1주 조사는 5~7일 1001명 대상이고 응답률은 15%다. 두 조사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이고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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