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홍남기 또 충돌하나.."기재부의 나라냐" Vs "흔들리지 않겠다"

최훈길 2021. 1.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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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10일 방송 출연해 재난지원금 입장 표명
선별지원 입장, 전국민 지원금에 난색 표할 전망
4월 선거 앞둔 정치권 '돈풀기'에 기재부 신중론
내년 대선으로 갈수록 文 재정정책에 격한 논쟁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관련해 재정당국의 공식 입장을 밝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정치권은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국가재정, 실효성 등을 고려해 피해계층에 선별·집중하자는 의견을 낼 것으로 보여 정치권과 충돌할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치권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홍남기 난색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는 10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긴급재난지원금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최근 제기되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11일부터 9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내달 설 연휴 전에 재난지원금의 90% 이상을 지급하는 게 목표다.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고용취약계층 등 총 580만명이다. 이렇게 3차 재난지원금도 풀리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새해 들어 정치권에서 앞다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이슈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한창 퍼지고 있는데 ‘소비하라’고 하면 자칫 방역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지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더 적극적이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1차 재난지원금처럼 과감한 재정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하며, 규모는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서야 할 것”이라며 지역화폐 방식의 지원을 제안했다.

앞서 작년에도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과감한 ‘돈풀기’를 주문했다. 기재부는 작년 3월5일 11조7000억원 규모의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는 작년 3월11일 비공개 회의에서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홍 부총리를)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며 발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 부총리는 작년 3월12일 페이스북에 “혹여나 자리에 연연해 하는 사람으로 비칠까 걱정(된다)”며 “흔들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추경이 정부안대로 통과되자 이해찬 전 대표는 4·15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냈다. 이 전 대표는 작년 4월6일 “국민 전원이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100%보다는 맞춰서 (줘야 한다)”며 선별 지원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같은달 4월30일 국회에서 12조2000억원(지방비 포함하면 14조3000억원) 규모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통과됐다.

이재명·홍남기 충돌 2라운드 전망

작년에 이같은 ‘이해찬·홍남기 충돌’이 잇따랐는데 올해는 ‘이재명·홍남기 충돌’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22일 페북에 홍 부총리를 겨냥해 “전쟁 중 수술비 아낀 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준 낮은 자린고비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23일 페북에도 “‘기재부의 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소불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페북에 “비여후석 풍불능이 지자의중 훼예불경(譬如厚石 風不能移 智者意重 毁譽 不傾) 즉 ‘두텁기가 큰 바위는 바람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듯 진중한 자의 뜻은 사소한 지적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라며 “지금 위기극복 및 경제회복을 위해 곁눈질할 시간,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고 응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요진단 이후에 이 지사와 홍 부총리의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장)는 “이 지사는 나랏곳간을 더 풀자는 입장이어서 문재인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라며 “그럼에도 지금은 이 지사가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보다는 홍 부총리를 겨냥해 문재인정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채무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집권 마지막 해인 2022년에 1070조3000억원으로 5년새 410조1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2020년은 4차 추경 기준, 2021년은 2021년 예산안 국회 처리 기준, 2022~2024년은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기준, 괄호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단위=조원,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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