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돋보기]역대급 한파에 정전·동파 비상..대비하려면?

김나리 2021. 1.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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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우리나라 주택의 77%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등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로 이뤄져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이 같은 공동주택에서 실제 벌어지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알아보고, 매 주말 연재를 통해 꼭 알아둬야 할 상식과 더불어 구조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 효율적인 관리방법 등을 살펴본다.

지난 5일 절기상 소한(小寒)을 기점으로 올 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한파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7일부터 수도계량기 ‘동파 심각’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2018년 1월 이후 3년 만에 발령된 동파 심각 단계는 ‘동파예보제’의 최고 단계로, 영하 15도 미만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집니다.

서울시가 ‘북극 한파’에 대비해 7일부터 수도계량기 ‘동파 심각’ 단계를 발령한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중부수도사업소 효자가압장에 동파된 수도계량기가 놓여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번 회에서는 이 같은 한파가 찾아 왔을 때 아파트 단지 내에서 취해야 할 한파 대비 행동요령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파’란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으로, 기상청 한파 특보는 ‘한파 주의보’와 ‘한파 경보’로 나뉘어집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한파 주의보’가, 영하 15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한파 경보’가 각각 발효됩니다.

이처럼 한파 특보가 발효되면 전열 난방기 사용 등이 급증하면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 사고가 일어나 입주민들은 불편을, 관리사무소는 곤란을 겪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실제 서울 서초동과 역삼동, 인천광역시 등에서 최근 정전 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주민들은 각 가정에서 난방기기 등 과도한 전열기기 이용을 자제하고, 문어발식 플러그 사용 등을 조심해야 합니다. 전열기기 사용 후에는 플러그를 뽑는 것도 권고됩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열기 사용 시, 1시간 사용 후 15분 정지를 생활화해 변압기 과부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관리사무소에서는 겨울철 정전 방지를 위해 변전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함께 입주민을 대상으로 전열기 관리 및 주의에 대한 홍보, 안내방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와 동시에 각종 동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 예방수칙도 있습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동파는 영하 5도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영하 10도 미만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 수도계량기가 외부에 위치해 있어 동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반드시 창문 등 모든 문을 닫아야 하며 계량기함 내부에 헌옷 등을 이용해 가득 채우고, 함 주위를 비닐과 테이프 등으로 밀봉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해야 합니다.

만약 수도계량기나 수도관이 얼었을 경우 갑자기 뜨거운 물을 붓게 되면 동파될 위험이 있으므로 헤어드라이어 등 온열기를 이용하거나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조금씩 온도를 높이며 녹이는게 중요합니다. 수도계량기가 얼어서 유리가 깨졌을 경우에는 즉시 해당 수도사업소에 신고해야 합니다.

장시간 동안 집을 비울 때 보일러는 일정 시간·온도를 맞춰놓거나 외출 기능을 이용해둬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으면 보일러 하부 배관에 동파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관을 보온재나 헌옷 등으로 감싸거나 열선을 연결해 놓아야 하며, 보온재와 열선을 같이 이용할 경우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기온이 급격히 내려갈 경우 베란다(발코니)에 놓인 세탁기 사용을 중지해야 합니다. 장기간 기온이 내려갔는데 세탁기를 사용하게 되면 배수관이 결빙되어 세탁기가 고장나거나 배수관이 막혀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관리사무소에서는 동파에 대비해 각종 배수관, 오수관, 수도관, 소방호스 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하며, 축대·옹벽 등 부대시설의 침하 및 균열 여부도 살펴봐야 합니다.

눈이 내렸을 경우에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 등 결빙으로 인한 낙상 및 부상사고에 대비해 신속한 제설 작업과 ‘경고 안내판’ 설치와 ‘통행금지’ 안내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한파가 지속되면 화재 방지에 필수적인 스프링클러의 옥외 용수 보관함 또는 배관이 동파될 위험이 있어 이에 대한 점검과 예방 조치가 꼭 필요하며, 이를 위해 부수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입주민들도 양지해야 합니다.

고드름 또는 눈덩이 낙하로 인한 주차 차량 파손, 입주민 부상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점검과 순찰도 수시로 이뤄져야 하며, 낙상 사고 방지를 위해 현관, 복도, 승강기 등 공용 부분의 물청소는 자제해야 합니다.

기온 강하에 대비해 승강기 기계실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계실 창문 유리의 파손 여부 및 개구부의 손상 여부 등에 대한 확인과 교체 등이 이뤄져야 하며, 최하층 아래 승강로(피트)의 방수 상태를 확인해 손상시 교체가 필요합니다. 또한 승강기 운행을 장시간 중지했다가 사용할 경우에는 충분한 예비운전 등을 통해 안전상태를 확인한 이후, 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아울러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관계법령, 관리규약 등에 따라 관리주체는 안전사고로 인한 입주자등의 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보상을 위해 보험·공제 등을 사전에 가입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며칠 전 눈이 많이 내린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관리사무소 직원만으로 제설 작업에 한계가 있어 안내방송으로 입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 많은 입주민들이 호응해 제설 작업에 동참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있었다”며 “명품 아파트 공동체는 입주민과 관리사무소가 함께 만들어갈 때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나리 (lo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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