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이젠 집·골드바도 판다".. 유통채널 '경계 실종'

맹하경 2021. 1.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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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150만원 상당의 한우세트, 이동형 주택.

온라인 상에서나 볼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U가 설 연휴를 겨냥해 준비한 상품은 600개인데, 이 중 가격이 10만원 넘는 제품이 30%다.

한우, 안마의자 등 100만원이 넘는 고급 상품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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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세트 판매 용품 고가로 대폭 확대
근거리 쇼핑 채널 강화 전략 일환
백화점·대형 양판점 수요까지 흡수할까
GS25에서 판매하는 '황금소코인'. 소 캐릭터와 복주머니가 함께 디자인돼 있고, 가격은 중량에 따라 97만2,000원~317만6 ,000원이다. GS25 제공

골드바, 150만원 상당의 한우세트, 이동형 주택.

온라인 상에서나 볼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편의점에서 새해 설 선물세트로 선보인 깜짝 품목이다.

편의점 판매 품목은 간단한 먹거리나 생필품 위주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근거리 쇼핑 채널로 급부상 중이다. 배송은 기본이고 진열대에 가전제품, 의류, 화장품까지 채운 편의점이 고가 선물세트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부모님 선물로 집 한 채 어떠세요?"

9일 업계에 따르면 CU가 설 연휴를 겨냥해 준비한 상품은 600개인데, 이 중 가격이 10만원 넘는 제품이 30%다. 전년 설보다 비중이 5%포인트 늘었다.

가장 비싼 상품은 '집'이다. 코로나19로 가족끼리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져 주말 펜션처럼 이용할 수 있는 이동형 집을 설 선물로 내놨다.

CU에서 판매하는 이동형 주택 3종. CU 제공

19.8㎡(6평) 남짓한 허가된 공간이 있으면 전기와 수도 등 일부 공사를 마친 뒤 바로 세울 수 있는데 △화장실, 거실, 침실, 주방으로 구성된 복층 고급형(1,595만원) △주방, 화장실, 거실로 구성된 단층 고급형(1,045만원) △단층 실속형(935만원) 중 하나를 골라 결제하면 무료로 집이 배송된다.


100만원대 기본… 최고급 먹거리·가전제품도

GS25 한우세트 구성품. GS25 제공

한우, 안마의자 등 100만원이 넘는 고급 상품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

GS25는 등심, 살치살, 치마살, 안심 등 8종의 한우와 송로버섯 소금, 화이트 트러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등 명품 향신료 4종까지 묶은 선물세트를 150만원에 판매한다. 이마트24 판매품에는 코지마 안마의자 4종(168만~228만원)이 포함됐다.

이마트24의 안마의자 4종. 이마트24 제공

금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마트24는 한국금거래소와 같이 '소 문양 골드바' 10돈(37.5g, 20세트)과 1돈(3.75g, 400세트), 돌반지 1돈(200세트) 등 3종을 18~24일 판매한다. 가격은 17일 한국금거래소 시세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이달 6일 기준 소 골드바 1돈 시세는 31만9,000원이다.

GS25는 소 캐릭터와 복주머니가 함께 디자인된 황금소코인 3종을 출시했다. 금 중량에 따라 11.25g이 97만2,000원, 18.75g이 161만2,000원, 37.5g이 317만6,000원이다. 각 100개씩 한정 판매한다.

이마트24의 소 문양 골드바 10돈 앞 뒤(왼쪽)와 선물세트 패키지. 이마트24 제공

이 외에도 최대 600만원에 달하는 프랑스 최고급 와인인 샤또 와인세트를 GS25와 세븐일레븐에서 구매할 수 있고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골프용품(68만~120만원) 세트도 판다. 미니스톱의 경우는 캠핑용 돔텐트와 하우스 텐트를 각각 20만원과 31만원에 판매한다.


'담배 가게' 편의점의 무한 확장

이번 제품들은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에 맞춰 특별히 기획된 상품들이지만 편의점의 공격적인 품목 확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가속이 붙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이동 거리가 집 근처로 좁아져 이른바 '동네 상권'을 공략하는 만능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몇 년 전 편의점 매출의 절반을 담배가 차지하던 때에서 식품 매출이 크게 늘며 웬만한 동네 식당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이후로는 대형마트에 몰렸던 장보기 수요까지 끌어오고 있다. 쌀, 야채, 조미료 등의 매출 신장률이 기존 대표 상품 컵라면보다 높은 두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세븐일레븐(위쪽)과 미니스톱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명절 선물세트. 각 사 제공

설 선물세트에 한우, 가전제품, 취미용품 등을 대거 포함시킨 이유도 비교적 동네 외곽에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전자제품 양판점의 수요까지 흡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편의점 중 처음으로 구찌, 버버리 등 명품 판매에 뛰어든 GS25 측은 "차별화 제품으로 점포의 격을 높이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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