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세계여행] 겨울날의 로키, 에메랄드빛보다 매혹적인 흑백 세상
최승표 입력 2021. 1.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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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레이크 루이스
로키 산맥을 북미 대륙의 척추라고 합니다. 남북으로 4500㎞ 펼쳐진 등뼈 같은 산군(山群)에 숱한 절경이 숨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레이크 루이스는 가장 낭만적인 장소로 꼽힙니다.
레이크 루이스 하면 눈부신 에메랄드빛부터 떠오릅니다. 호수에 가라앉은 빙하 속 광물질이 햇볕을 받아 빚어내는 색이지요. 6~9월에만 볼 수 있는 빛깔입니다. 이때가 아니면 호수는 내내 얼어 있습니다. 애매한 계절에 호수 구경을 가느니 한겨울에 찾는 것도 좋습니다.
찬란히 반짝이던 여름날의 호수와 달리 겨울의 레이크 루이스는 담백한 흑백 세상입니다. 순백의 설원과 줄지어 선 가문비나무가 어우러진 풍광에서 깊은 적요가 느껴집니다. 호수 풍광은 마냥 정적인데 의외로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설피 신고 도보여행을 하고, 크로스컨트리 스키도 즐깁니다. 호수 한편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조각을 구경하고, 마차 타고 유유히 산책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추위를 견디기 어려우면 호숫가의 그림 같은 호텔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로 들어갑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홍차를 마시며 호수를 멍하니 바라봅니다.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연주곡 ‘레이크 루이스’의 선율이 귓가를 맴도는 것 같습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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