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재계의 승부수는?] 구광모, 최태원의 황소걸음

김정연 기자 2021. 1.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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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주목되는 대기업은 40대 총수 LG그룹 그리고 사회적 책임 경영 방침을 구체화하고 있는 SK입니다.

LG그룹은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요?

▷[강산 / 기자]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의 시무식 ‘형식’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지난해부터 LG는 오프라인 대규모 시무식 대신 이메일로 디지털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 신년사 영상도 전 세계 구성원 25만 여명에게 영어와 중국어 자막 버전으로 전달하며 다른 기업들과 차별점을 보였습니다.

40대 젊은 총수, LG의 디지털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들입니다.
                      
▶[송태희 / 앵커]
구광모 회장은 신년사에서 뭘 강조했나요?

▷[강산 / 기자]
‘고객의 취향’에 힘을 실었습니다.

구광모 회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구광모 / LG그룹 회장 (2021년 신년사) : 고객을 하나의 평균적인 집단으로 보지 않고 훨씬 촘촘히 쪼개서 봐야합니다. 평범하고 보편적인 니즈(원하는 가치)가 아니라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그런 니즈를 찾아야 합니다.]

구 회장은 특히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진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집요함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구체적으로 사업 영역에서 LG의 변화 방향은 어떻게 전망 되나요?

▷[강산 / 기자]
먼저 LG는 배터리와 전장부품에 이어 전기차 핵심부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입니다.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부품 합작회사를 설립합니다.

이 회사에서 생산될 전기차 부품이 애플의 전기차 생산에 납품 될지가 관심사입니다.

LG는 이미 LG이노텍과 디스플레이가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과의 협업 관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최태원 SK그룹회장은 신년사에서 무엇을 가장 강조했나요?

▷[김정연 / 기자]
앞서도 잠깐 언급됐는데요.

‘새로운 기업가 정신’입니다.

최 회장이 언급한 ‘새로운 기업가 정신’은 한마디로 이윤추구뿐 아니라 사회 문제 해결을 하는 기업가 정신을 의미합니다.

최 회장은 서면 신년사를 통해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에 따른 사회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전국의 많은 무료급식소가 운영을 중단했는데요.

최 회장은 여기에 대해서도 행복도시락 사업을 통해 결식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송태희 / 앵커]
최 회장이 최근 계속 강조하는 ESG 경영 일환인 듯 한데요? 

김기자 먼저 ESG 경영이 뭔지 부터 설명해 주시죠.

▷[김정연 / 기자]
앞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영어 단어의 첫글자를 딴 ESG 경영은 사회적 책임도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요소라는 의미입니다.

최태원 회장이 수 년 전부터 강조해온 경영 철학인데요.

최 회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최태원 / SK그룹 회장 (2019년 대한상의 제주포럼) : 이제는 경제적 가치만 쳐다보고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들어왔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들여다보고 토탈 가치가 얼마나 커지느냐를 지금은 계산하고 있습니다.]

SK가 새해 첫 투자처로 글로벌 수소 기업인 미국의 플러그파워사를 선택하고 15억 달러, 1조 6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ESG 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이 오는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오를지 이 부분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SK그룹 올해 사업 영역에서 변화 주목되는 것은?

▷[김정연 / 기자]
먼저 반도체 부분에서는 SK하이닉스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지난해 10조 원 넘게 투자해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인수 절차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그리고 앞으로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지가 관건입니다.

배터리를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의 행보도 주목됩니다.

다음달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 결론이 나오는데요.

패소가 확정되면 SK이노는 미국에 더 이상 배터리를 수출할 수 없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SK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제2공장 건설 투자금으로 약 9억8천600만 달러, 한화로 1조9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조달하기로 했습니다.

SK의 미국 공장 운영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 최종 판결에 어떤 식으로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또 어떤 CEO들의 신년사가 주목을 받았나요?

▷[김정연 / 기자]
유통 CEO 들의 신년사가 눈길을 끄는데요.

유명인들의 명언까지 인용하면서 코로나 시대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에 인용한 문구는 소설가 빅토리아 홀트의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다”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경험'삼아서 그룹 재정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룹 재정의를 언급한 것도 온라인 유통 업체들과의 결전을 예고한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인권운동가 안젤라 데이비스의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를 언급했습니다.

눈앞의 벽에 절망하지 말고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를 갖추자”며 임직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두 CEO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올해 유통쪽 변화가 클 것 같습니다?

▷[김정연 / 기자]
유통부문은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 유통 기업들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온라인 쇼핑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 이후, 이들과 신세계, 롯데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IMF도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년 대비 2단계 오른 세계 10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K방역으로 상승 탄력이 포스트 코로나로 이어져야 합니다.

국내 기업들은 혁신을 위해 우직함과 성실함을 상징하는 소처럼 한발 한발 떼고 있습니다.

K방역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도권을 놓고 애플, 테슬라, 아마존 - 이들과 한판 승부를 위해 뚜벅뚜벅 걷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파일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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