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작가들의 코로나 시대 적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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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 게이머가 사망하면서 온라인 장례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생과 사를 온라인에서 경험하는 느낌이 들어 묘했는데, 코로나19로 그럼 감정을 요즘 더 강하게 느끼고 있어요."
중학생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김태연 작가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상에서의 인간 관계가 보다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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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 게이머가 사망하면서 온라인 장례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생과 사를 온라인에서 경험하는 느낌이 들어 묘했는데, 코로나19로 그럼 감정을 요즘 더 강하게 느끼고 있어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만난 김태연(35) 작가가 말했다. 그는 13일부터 이 곳에서 열리는 포스트 코로나 특별 기획전 제3부인 ‘온택트(On-Tact)’ 전시에 박진희(37) 작가와 함께 초대된 밀레니얼 세대 출신 작가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다.
중학생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김태연 작가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상에서의 인간 관계가 보다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온라인 상에서 만난 게이머들을 그리기 시작한 이유다. 김태연 작가는 중학생 때부터 게임을 좋아한 ‘게임광’이다. 지금은 온라인 전쟁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긴다.
그는 온라인 상에서 대화를 나누며 상대의 모습을 유추했다. 나이, 성별, 게임 캐릭터, 게임 스타일은 알 수 있었기에, 이를 토대로 어떤 얼굴일지를 상상해 그렸다. 그렇게 ‘얼굴 없는 게이머’ 시리즈가 탄생했다.
김태연 작가는 게임 속 가상세계에서 ‘레벨 업’에 집착해 게임 상품에 돈을 쓰는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또 다른 연작물인 ‘흑우’에서 볼 수 있다. 흑우는 온라인 상에서 쓰는 호구의 다른 표현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김태연 작가와 달리 서양미술을 전공한 박진희 작가는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늪지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뉴욕, 런던 등에서 공부한 그는 도시를 주제로 작업해오다 최근부턴 늪지를 그려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남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제가 원하는 걸 추적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작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자아실현이 가능하다는 걸 느끼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린 늪지는 상상 속 미지의 공간이다. 생태계의 근원으로 생명이 숨쉬는 공간이지만, 안전하지만은 않은 곳이다. 그림 속에서 다양한 선들이 겹치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오랜 시간 퇴적된 습지의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다. 공근혜 공근혜갤러리 대표는 “코로나19 발생이 자연을 도외시한 인간의 거만함이 낳은 결과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전시는 공근혜갤러리에서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열린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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