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김정은, 경제 실패 인정.."대남문제 고찰"

KBS 2021. 1. 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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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8차 당 대회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코로나 방역을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수천 명이 실내에 모이는 행사를 보란 듯, 그것도 규모까지 늘려 개최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엄청나게”란 표현까지 써가며 경제 목표가 크게 미달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대남 문제를 고찰하고 대외 관계는 전면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됩니다.

이슈앤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4.25 문화회관에 당 대회 대표자들을 실은 버스가 속속 도착합니다.

참가자들은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에 단체로 인사를 하고 김 위원장 사진도 둘러봅니다.

백마를 탄 사진부터 하얀색 원수복을 입은 사진까지 복도에 가득 걸렸습니다.

코로나19 초특급 방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모두 빽빽하게 붙어 이동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4·25 문화회관에 도착하셨습니다."]

전용 리무진을 타고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

양복에 은색 넥타이를 맸던 7차 당 대회 때와는 달리 이번엔 검은색 인민복 차림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 속에 단상에 올라 개회사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1월 5일 :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하였습니다. 사회주의 건설에서 부단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우리의 노력과 전진을 방해하고 저애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7천 명의 당 대표와 방청객들은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김 위원장의 연설 내용을 일일이 받아 적는 모습이었습니다.

솔직한 화법으로 경제 정책 실패를 인정한 김 위원장은 그 요인을 밑에서부터 파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각 도에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중앙검열위원회를 파견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1월 5일 : "우리는 대중이야말로 훌륭한 선생이라는 귀중한 진리를 재삼 확인하게 되었으며 당 대회를 준비하면서 당 조직들과 당원들의 의견을 널리 듣기로 한 것이 정말 옳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이번 당 대회는 교통, 건설, 상업 등 경제 주요 분야 실태를 분석하고 향후 5년간의 경제 분야 목표를 제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개회사에서 경제 실패를 자인한 만큼 경제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인 셈입니다.

새해 친필 서한에 이어 인민을 각별히 챙기는 지도자의 모습을 과시한 김정은 위원장.

이번 당 대회에서 어떤 내용과 수위의 대남, 대미 메시지를 내놓느냐도 관심의 초점이었는데요.

북한은 국가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북한의 대남, 대외 관계에 대한 입장은 지난 7일 3일차 대회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됐습니다.

[조선중앙TV/1월 7일 :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 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 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 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습니다."]

대남 문제를 고찰했다, 대외 관계 발전 방향을 천명했다면서도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지난 6일 2일차 대회에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재확인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6일 : "보고는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여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려는 중대 의지를 재천명하고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하였습니다."]

하지만, 핵 무력을 과시하던 과거와 달리 표현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북제재는 계속되고 있고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 여기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출범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나라 안정과 평화 안정 수호와 같이 완만한 표현을 한 것은 아마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수위조절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구체적인 대남, 대미정책 방향은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 전문이 공개된 뒤에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집행부나 당 대표 등 인적 구성도 이번 8차 당 대회에서 주의 깊게 볼 대목입니다.

5년 전 7차 당 대회 때와 비교해 70% 이상 대폭 교체됐는데요.

북한의 권력 구도 변화는 이번 당 대회 주석단 배치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대회장으로 입장하는 김 위원장 뒤로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바짝 따라붙습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두 사람은 8차 당 대회 집행부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주석단 둘째 줄에 위치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정치국 위원 승격 관측도 나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외부문의 대표로서 조용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사업 관심 사업을 직접 챙기는 사람으로서 예우를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시대 주요 경제 관료인 박봉주와 김덕훈도 주석단에 올랐습니다.

김재룡 부위원장은 당 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아 사회를 봤습니다.

포병국장 출신으로 승승장구 중인 박정천 총참모장도 집행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 위원장의 신임 하에 지난해 5월 차수 계급을 달았고, 태풍 피해복구 역할을 인정받아 군 원수에 오른 인물입니다.

[조선중앙TV/2020년 10월 :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박정천 동지에게 조선인민군 원수 칭호가 수여되었습니다."]

8차 당 대회 집행부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총괄 아래 대남 정책을 주도해왔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도 포함됐습니다.

북한 당 대회 집행부는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39명.

5년 전 7차 당 대회와 숫자는 같지만 집행부의 70%가 넘는 인원이 교체됐습니다.

민생경제 회복에 역점을 둔 당 대표자 구성 변화도 주목됩니다.

군인 대표는 7차 때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행정경제부문 대표는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인민 생활 향상에 집중하면서 최고지도자가 직접 챙기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인 지난 8일에도 당 대회를 이어갔습니다.

북한의 경제 발전 계획 뿐 아니라 교육과 보건, 문학 등 사회주의 문화의 모든 분야까지 논의되면서 김정은 집권 10년차 전방위 개혁 작업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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