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배꼽, '울루루'를 찾아서

CBS노컷뉴스 곽인숙 기자 2021. 1. 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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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하면 생각나는 것은 캥거루, 코알라, 오페라하우스, 골드코스트.

하지만 평소 사막을 동경하던 저자는 호주 중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신간 '인문학을 걷다 호주 울루루'(북스페이스)는 저자인 인하대 로스쿨 김영순 교수(사법연수원 32기·변호사)가 가족과 함께 떠난 호주 울루루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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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인문학을 걷다 호주 울루루
인하대 로스쿨 김영순 교수
일몰에 본 울루루. 하루 중에서 붉은색이 가장 선명해지는 시간이다. 북스페이스제공
"우리 몸에 배꼽이 있듯이 호주의 정중앙에도 배꼽이 있다. 호주 원주민들은 이 배꼽을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여 '울루루(Uluru)'라고 불렀다. 울루루는 사막 한 가운데 덩그렇게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이다. 울루루를 처음 본 순간, 혹시 여기라면 나의 백골과 마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부터 나는 울루루를 꿈꾸기 시작했다"
_'호주 아웃백으로 OUT',13쪽

호주 하면 생각나는 것은 캥거루, 코알라, 오페라하우스, 골드코스트. 하지만 평소 사막을 동경하던 저자는 호주 중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호주 중앙 사막의 울루루, 그곳을 꿈꾸며 지난 2018년 여름 3주간의 호주 여행을 떠났다.

신간 '인문학을 걷다 호주 울루루'(북스페이스)는 저자인 인하대 로스쿨 김영순 교수(사법연수원 32기·변호사)가 가족과 함께 떠난 호주 울루루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울루루를 찾아가는 과정과 울루루를 만난 소회, 호주의 역사와 문화 등 여행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소회 등을 인문학적 감성으로 담아냈다.

다양한 각도에서 본 울루루. 북스페이스제공

"길이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이 하나둘씩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앞서간 사람 중 누군가는 이쪽으로, 누군가는 저쪽으로 다니다가 가장 효율적인 동선이 길이 되었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한 집단지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길에는 인간미가 있다.… 걷는다는 것은 앞서간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바치는 감사의 기도이다."
_'오즈(Oz)의 앨리스', 21쪽

"인생에서 정말 소중하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여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으려면 단순하고 절제된 삶의 방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버리고, 비우고, 바라지 않는 삶, 몸이 가벼워질수록 나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_'미니멀라이프', 36쪽

울루루에는 사막과 거대한 바위산이 있다. 한 귀퉁이에는 캠핑장이 있어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캠핑카는 작은 생활 공간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저자는 울루루에서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몸소 체험하고 느낀 점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코로나19 시기야말로 미니멀 라이프의 소중함을 알고 짐을 줄여나갈 기회라고 전한다. 코로나19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고, 우리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적게 소유하고 우연성을 즐기는 삶이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는 노하우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울룰루. 북스페이스제공

호주에 사는 들개 딩고(dingo) 이야기에서 시작해 딩고와 관련된 챔벌레인 사건을 설명하고 영화 '재심'으로도 제작된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을 살펴보며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의 위험을 지적한다. 챔벌레인 사건은 1980년 8월 17일 울루루 국립공원으로 캠핑을 떠난 안식일교 목사 부부가 2개월 된 딸아이가 딩고에게 물려갔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부모를 범인으로 지목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사건이다.

확증 편향이란 자신의 선입견을 확증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탐색하고, 자신이 믿는 것에 반대되는 정보들은 찾지않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변호사인 저자는 "사회적으로 확증 편향이 위험한 이유는 확신의 함정에 빠져 피해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난하거나 장애가 있거나 가족이 없는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상반된 관점까지 고려하여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생각의 고통을 수반한다"며 "이 고통을 피하려는 나의 경향성과 매일매일 싸우지 않으면 언제든지 확신의 함정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주해 온 유럽인들에게 탄압당한 호주 원주민들의 이야기도 소개돼 있다. 특히 책 곳곳에는 저자 특유의 감수성이 녹아있는 문장들도 눈에 띈다.

"바람을 맞으며 올려다보는 붉은 바위 중간중간에 동굴이 있다. 태양 각도에 따라 수시로 그늘이 바뀐다. 마치 옷을 새로 갈아입고 수줍어하며 나타나는 연인의 모습과도 같다."
_'수많은 머리-카타추타', 167쪽

"카페의 창으로 햇살이 가득 들면 피하지 말자. 햇살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을 즐기며 따뜻한 찻잔을 입술에 살짝 대면 심장이 태양으로 가득 찰 것이다"
_'햇빛과 햇살', 179쪽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기도 한 이 책은 전체가 컬러로 편집돼 보는 재미도 더한다. 특히 저자가 직접 찍은 수십 장의 사진과 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영순 교수가 직접 그린, 호주 원주민들의 상징 체계. 북스페이스제공

저자인 김영순 교수는 강릉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현재 변호사 겸 인하대 교수다. 특히 조세법 관련 분야의 이름난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우울한 일상, 부동산과 주식 폭등을 위시한 배금주의가 우리의 영혼을 파 먹고 있는 세상이다. 이 책을 통해 호주 울루루라는 원시의 자연 속에서 나와 세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순함과 고요함 속에서 영혼의 쉼표를 찍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영순 교수가 직접 그린, 애버리지니(원주민)의 예술세계 표현. 북스페이스제공

"여행은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다시 돌아올 자리가 없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떠도는 삶이다. 여행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에게 삶은 불안정하다고 경고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나를 발견하기 위해, 그리고 돌아왔을 때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한다."
_'내가 여행하는 이유', 7쪽
인문학을 걷다 호주 울루루 책표지. 북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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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곽인숙 기자] cinspa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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