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블리, 결국 헬스장 폐업..같은날 정세균의 '눈물'

박지혜 2021. 1.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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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유명 헬스 트레이너이자 구독자 59.1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핏블리’가 자신이 운영 중인 헬스장 가운데 한 곳을 결국 폐업한다고 밝혔다.

핏블리는 지난 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재 운영 중인 헬스장 한 지점의 폐업을 알렸다.

그는 “더는 버틸 수 없어서 폐업을 결정했다”며 “(현재) 보증금 까면서 월세를 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언제 나아질 거라는 전망도 없어서 폐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폐업을 결정한 지점은 핏블리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곳으로 알려졌다. 그는 “속상하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핏블리는 또 사용한 지 1년도 안 된 헬스장의 기구들을 헐값에 판매해 소년소녀가장에게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힘들어서 폐업하지만 (그동안 사회적으로) 나쁜 일도 많았고 힘든 사회일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힘들다는 소리 안 하고 밝은 모습으로 이겨내겠다. 힘든 시기 다들 이겨내자”면서 방송을 마쳤다.

유튜버 ‘핏블리’ (사진=유튜브 채널 핏블리 FITVELY 영상 캡처)
유튜브에 운동 관련 영상을 올렸던 핏블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길어지자, 지난해 여름 텅 빈 헬스장에서 치킨을 먹는 영상을 공개해 ‘타락헬창’, BJ치즈볼’ 등의 별명을 얻으며 새로운 먹방 유튜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던 그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해를 넘기자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핏블리는 2일 ‘집합금지명령 2주 연장… 소주 좀 마시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10분 만에 소주 한 병을 비워내고는 텅 빈 헬스장을 둘러보며 울분이 북받쳐 오르는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사흘 뒤 그는 정부를 향해 형평성 있는 정책과 관심, 지원을 요청했다.

핏블리는 5일 ‘우리를 분열시키지 말아주세요’라는 영상에서 “정부의 집합금지명령을 철저히 준수하며 헬스장 운영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다면 영업손실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지금 한 나라 국민으로서 보호받지 못함을 몸소 느끼고 있다”며 “현재 체육시설 업계 모든 금전적 피해는 국민 개개인이 감당하고 있다. 영업금지 명령을 준수해 문을 닫아도 매월 나가는 월세, 관리비, 공과금, 기구 리스비, 그리고 은행 이자를 개개인이 감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핏블리는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킥복싱 등 이른바 ‘GX’(Group Exercise) 강사와 트레이너들이 일자리를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일용직을 알아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슨 기준으로 행정명령이 이뤄지는지 모르겠으나 어떤 영업군은 운영이 가능하고 어떤 영업군은 불가능한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코파라치(코로나19+파파라치)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서로를 미워하고 의심하는 사회가 된 것이 가장 무섭다”토로하기도 했다.

또 “실제로 저는 헬스장에서 혼자 먹방을 해서 모든 지점이 민원 신고를 당했고 공무원에게 연락을 받았다”면서 “사실 저는 유튜브 수익으로 손실을 메우고 버티고, 아니 버틸 줄 알았으나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핏블리는 정부를 향해 “이 영상을 보신다면 부디 코로나 재해로 피해받는 국민 개인에게 짐을 주는 게 아닌, 형평성 있는 관심과 지원을 간곡히 요청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헬스장과 수영장 등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실내체육시설이 8일부터 조건부로 운영이 허용됐지만 아동과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고 성인은 이용이 안 돼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인천의 한 헬스장 운영자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 코로나19방역·백신 긴급현안질문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인천 헬스장 운영자의) 임대료 월 800만 원 등 고정지출이 월 1200만 원인데 정부 지원은 1.9% 대출지원과 전기료 등 공과금 납부기한 연장, 직접 지원금 300만 원이 전부”라고 하자, “충분히 이해되고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 “정말 힘든 일”이라고 했다.

고개를 떨군 정 총리는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제가 대통령을 모시고 하는 주례회동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께 말씀을 올리고 함께 걱정하기도 했다”며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대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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