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무제한 법카·연차주는 신세대 보험회사 [꽃직업 꿀직업]

김연주 2021. 1. 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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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병폐 혁신 위해 '다' 바꿨다
'푸쉬(push)'영업 없고, 개인성과평가도 無
연봉 4000만원의 정규직 올해 신입 채용 예정

[꽃직업 꿀직업] ■조병익 토스 인슈어런스 대표, 이혁기 보험분석매니저 2人 인터뷰

※꽃직업 꿀직업은 2030 취업준비생이 선망하고 되고 싶어하는 '꽃직업',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정말 괜찮은 '꿀직업'을 번갈아 소개합니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전문직부터 기술직까지 넓고 깊게 다뤄 취준생의 '취뽀'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한 주에 한 회씩 영상과 기사가 함께 업로드 됩니다. 유튜브는 매일경제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희망하는 기업이나 직업은 댓글이나 기자 메일로 보내주시면 꼭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중년이 돼 오래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반가우면서도 머뭇거리게 될 때가 있습니다. 돈을 빌리거나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일 때문인데요. 주변 지인에게 억지로 권유해 고객을 유치한다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고질적인 편견. 이런 보험설계사란 직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핀테크 업체 토스의 자회사 토스 인슈어런스입니다.

토스 인슈어런스는 토스 사용자에게 보험 상품을 분석하고 설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토스는 '송금이 왜 이렇게 불편해'라는 불만에서 출발해 '간편 송금'을 탄생시킨 기업입니다. 그런 토스가 '고객을 위하지 않는 보험'도 혁신해 보겠다며 세운 곳이 자회사 '토스 인슈어런스'입니다.

이곳 보험분석매니저는 기존 보험설계사와는 세 가지가 다릅니다. 보험산업은 그동안 일명 '푸시(push) 영업' 위주였습니다. 고객이 필요해서 찾기보단 설계사가 고객을 찾아가 상품을 소개하고 가입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험 가입이 귀찮고 짜증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토스 인슈어런스는 '풀(Pull) 영업'을 선언했습니다. 토스 이용자가 보험 상담을 원할 때 신청하면 상담이 이뤄집니다. 보험 가입 실적과 소득을 연계하는 성과평가제도 역시 쓰지 않습니다. 기존 설계사들은 수수료를 많이 챙길 수 있는 상품을 주로 추천하게 되고, 보험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과 불신도 여기에서 시작됐는데 이 고리를 끊겠다는 겁니다. 또, 토스 인슈어런스는 보험설계사 전원을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 형태로 고용합니다. 직업 상실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져야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결국 고객 만족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연봉 4000만원·정규직·신입 뽑습니다

토스 인슈어런스는 2018년 10월에 설립된 따끈따끈한 회사입니다. 20여 명의 작은 회사로 시작했지만 빠르게 성장해 100명 규모로까지 성장했습니다. 작년 6월에는 처음으로 경력직이 아닌 신입사원을 뽑았습니다. 올해에는 더 많은 규모를 뽑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핀테크 스타트업은 경력직을 선호하고 신입은 개발자 직군을 채용할 때가 많은데요. 실제로 토스 인슈어런스의 신입사원 채용은 토스 전사 중 첫 사례라고 합니다.

-토스 인슈어런스 올해에는 몇 명 채용 하시나요.

▷조병익 대표=토스 인슈어런스는 대한민국 보험산업을 혁신한다는 목표 아래 2018년에 설립됐습니다. 현재 토스 인슈어런스 사원은 총 100여 명으로 보험분석매니저로 이뤄진 상담팀이 77명, 지원팀이 30명 정도 있습니다. 2019년 초만 해도 20명 정도였는데 2020년에 80명을 추가로 채용했습니다. 2021년에는 사업을 더 빠르게 확장할 예정이라 적어도 올해 이상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입니다.

-연봉은 얼마인가요.

▷조병익 대표=세전으로 4000만원입니다.

▷이혁기 사원=월급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점이에요. 월급에 불만을 가져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동 업계 쪽에서 하는 일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고, 회사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보험설계매니저는 대체로 계약직일 때가 많습니다. 토스 인슈어런스는 모두 정규직으로 뽑는 이유는 뭔가요.

▷조병익 대표=보험 가입 실적이 나의 소득과 비례하는 사업자 신분으로는 고객 만족에 중심을 둔 상담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나의 이익이 아닌 고객의 이익에 기반을 둔 상담을 위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개인 성과 평가 역시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보험은 가입자당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인데요, 성과급이 따로 지급되나요.

▷조병익 대표=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회사가 산업을 혁신했는지 그 성과를 기초로 해서 모든 직군에게 동일한 퍼센트로 지급됩니다. 6개월에 한 번씩 지급되는데, 반기 기준으로 최소 5%, 연으로 10%가 지급됩니다. 최고는 연봉에 100%까지도 받을 수 있지만 굉장히 어려운 목표를 달성했을 때죠. 매니저 개인에게는 고객의 만족도 점수가 전달되지만 평가 목적은 아닙니다. 점수가 90대 중반대로 아주 높게 유지되고 있기도 하고요.


"3초 안에 너를 한 단어로 표현해봐라"...임원도 피할 수 없는 '문화면접'

이런 토스 인슈어런스에 들어가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요. 채용 과정은 전화면접→서류심사→1차 인터뷰→문화면접 총 4단계로 이뤄집니다. 토스 인슈어런스뿐만 아니라 토스는 물론 다른 자회사 역시 같은 절차를 거친다고 합니다. (다만, 개발자나 경력직군은 실무면접이 추가됩니다.) 토스만의 독특한 채용 절차는 바로 '문화면접'입니다. 토스 모든 직군에 적용되는데요. 대표나 임원급도 토스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토스 인슈어런스 매니저가 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요.

▷조병익 대표=서류접수 이후에 전화 인터뷰를 합니다. 전화 인터뷰가 통과되면 현업 업무팀으로 서류가 전달됩니다. 이후 통과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그리고 최종적으로 문화면접을 봅니다. 문화면접에서 저를 만나게 되시는 거죠.

-신입으로 입사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전형은 무엇이었나요.

▷이혁기 사원=문화면접이 제일 어려웠는데. 어렵다기보다는 정답이 없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학교생활을 했는지, 기억에 남는 추억은 무엇이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으며 어떤 행동을 했고, 또 왜 그런 판단을 했었는지. 거짓말로 답할 수 없게 굉장히 세세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면접이 아니라 정말 인터뷰 같다고 느꼈습니다.

▷조병익 대표=문화면접은 보험분석매니저 등 신입직군뿐만 아니라 임원급에게도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저도 입사 시에 승건 님(토스 대표)과 1시간30분 동안 면접을 봤습니다. 면접을 보고 나니 온몸이 땀에 젖더라고요.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이 사람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갔는데 하다보니 서로 생각을 나누는 자리 같았습니다. 왜 보험산업을 혁신하고 싶은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 토론하는 자리였습니다.

-대표님은 면접관이기도 하신데 어떤 질문을 하시나요.

▷조병익 대표=저만의 시그니처 질문은 '인생을 살면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의사선택을 해야 했을 때 가장 후회되는 게 무엇이었느냐'입니다. 그게 왜 후회되는지, 그때로 돌아가면 어떤 선택을 할 건지 이유를 물어봅니다. 또 잘한 선택은 무엇인지도 묻습니다. 답을 듣다보면 그 사람이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부분에 결핍이 있는 사람이며, 앞으로는 이런 가치를 추구하겠구나를 대략 알 수 있거든요. 또 마지막 질문은 항상 이걸로 끝냅니다.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3초 안에 답을 주셔야 해요. 여러 가지 상상하지 못하는 답변이 많이 나오는데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인상적인 답변으로는 '계란'이 있네요. 깨져도 깨짐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효용을 줄 수 있다는 풀이가 굉장히 좋았어요.


토스 인슈어런스가 강조하는 '그릿'

보험설계매니저 신입 지원 시에는 보험설계자격증이 없어도 됩니다. 토스 인슈어런스가 입사 이후 자격증을 따는 교육과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대체 신입을 뽑을 때 토스 인슈어런스는 무엇을 볼지 궁금했습니다. 두 인터뷰이가 강조한 단어는 '그릿'이었습니다. 그릿이란 미국 심리학자인 앤절라 더크워스가 제시한 단어로, 성공과 성취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투지 또는 용기를 뜻합니다. 즉,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토스 인슈어런스 보험분석매니저가 되려면 자격증이 필수인가요.

▷조병익 대표=그렇지 않습니다. 경력과 신입 두 채널을 통해 채용을 하고 있는데. 경력 직은 당연히 자격증이 있지만 신입 직은 전원 모두 자격증 없이 입사했습니다. 사내에 자격시험 대비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작년 신입 전원 30명이 '3일' 만에 합격했습니다. 시험이 쉬워서는 아닙니다. 업계 평균 합격률이 60~70%인데, 30명이 서로서로 응원하면서 3일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그릿'을 보여줬어요.

-신입 공채 때 보험설계자격증이 필요 없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요.

▷조병익 대표=신입 공채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봤던 부분은 본인 삶에서 뭔가를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돌파하고 자기를 넘어서는 그릿을 발휘해본 적이 있는지예요. 일상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손님이 어떤 물건이 어디 있는지 물어봤는데 그냥 말로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직접 계산대를 나가 찾아봐준 경험도 예가 될 수 있겠죠. 또 어떤 사람은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면서 회사 매출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해야만 할 때 갈등을 느끼고 고객을 위해 그에 반하는 의사선택을 적극적으로 해냈을 때 같은 경험이요.

-실제 자기소개서에 어떤 경험을 쓰셨어요.

▷이혁기 사원=자기소개서에 기억에 남는 일화를 적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저는 전 직장에서 나이가 40대 중반 정도인 여성분을 상담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를 포함해 모든 가족의 보험료를 내는 분이었어요. 금액이 많고 적고를 떠나 심리적으로 힘들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분석해 드리면서도 무리하지 마시고 실비보험 같은 기본적인 것만 가입하시고 나머지는 여유가 될 때 하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었어요. 그랬더니 눈물을 보이시더라고요. 결국 제가 분석해드린 상품 모두를 가입했어요. 사실 토스 홈페이지에 가보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코밸류(Co-Value) 다섯 가지가 있어요. 고객 중심, 탁월함, 책임감, 상호 존중, 사명감. 본인 생각과 이런 가치가 녹아 있는 경험을 쓰면 좋은 결과를 받을 것 같아요.


'NO LIMIT' 무제한 법인카드 연차

-토스 인슈어런스 최고의 복지는.

▷이혁기 사원=눈에 보이는 가장 큰 복지는 회사 내 편의점입니다. 층마다 편의점이 있는데 결제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물품을 요청하면 추가로 구매해 주시기도 하고요. 식사 제공은 구내식당이 따로 없고 대신 법인카드가 모두에게 제공됩니다. 한도가 없습니다. 법인카드 사용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이 지출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이혁기 사원=저희는 연차도 무제한입니다. 승인과정도 따로 없습니다. 팀에 '언제 쉰다'고 공유만 하면 제한 없이 쓸 수 있어요. 재택근무 역시 언제든지 가능하고요. 출근시간도 사람마다 다르고요. 자율 출퇴근제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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