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콕] 강남 큰손들 "코스피 더 오른다"..분산투자는 어떻게?

최재원 2021. 1. 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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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
섣불리 시장 방향 예측 말고
투자 시기와 자산 분산해야
철강·화학 등 경기민감주 주목
고배당 ETF·뉴딜 펀드 유망
[머니콕] 새해 들어서도 국내 주식시장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3000선을 넘어섰다. 2007년 7월 코스피 2000을 넘은 지 13년6개월 만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 기업 이익 개선 전망이 강세의 배경이지만, 증시가 실물경제 회복보다 너무 앞서가면서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사상 첫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이한 지금 대한민국 부(富)의 중심에 있는 강남 지역 큰손 거액 자산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매일경제 '머니콕'이 서울 강남에서 거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에게 강남 부자들의 최근 동향, 올해 주식·부동산 시장 전망, 유망 금융상품 등 알짜 재테크 정보를 물어봤다. 공인 재무설계사인 김현섭 PB는 10년 이상 국민은행 대표 PB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PB는 부동산이나 은행 예금 위주로만 자산을 굴리던 강남의 거액 자산가들도 최근 주식투자로 눈을 돌렸고, 코스피 3000 돌파 이후에도 여전히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단기 조정 가능성 등 시장 예측은 어느 누구도 단언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 자산과 투자 시기(타이밍)를 분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국가별로는 한국과 중국 주식시장이 유망하고, 업종별로는 전기전자(IT) 성장주에 쏠리기보다는 철강·화학·조선·운송 등 경기민감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망 상품으로는 고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와 친환경 뉴딜 펀드, 골드바 신탁을 추천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현재 관리 중인 VVIP 고객 자산이 얼마나 되나요.

A. 개인 고객들의 자산이 1700억원가량 됩니다. 보통 금융자산만 30억원 이상인 고객들로 개인 총자산은 100억원이 넘는 분이 많이 계십니다.

Q. 주요 자산별로 올해 전망이 궁금합니다. 먼저 주식시장은 어떨까요.

A. 2021년에도 경기부양책과 저금리 효과로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채 발행이 증가해 소폭이라도 금리 인상이 예상돼 채권투자 매력은 낮아질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경기회복 전망으로 미국과 빅테크 중심의 성장주 쏠림이 있었지만 이제 비교적 가격 부담은 낮으면서 이익 개선을 내다볼 수 있는 경기 민감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친환경 관련 업종이 메가 트렌드가 되어 빅테크 성장을 넘겨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신흥국 중에서는 재정 여력이 있고 글로벌 교역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한국과 중국을 추천합니다. 현재 주식시장은 경기부양책 지속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경기회복세 기대감을 너무 많이 선반영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경기가 회복된다면 경기부양책은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라 2021년 주식시장은 지난해만큼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최근 예를 토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2017년 주식시장이 매우 좋았고 이걸 근거로 대부분 금융기관은 2018년 초 주가 전망을 좋게 봤습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하락으로 끝났지요. 2019년 초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돼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2020년 초에는 장밋빛 전망을 했지만 상반기 때 코로나19로 급락했죠. 결국 전망에 근거한 투자보다 투자 자산과 투자 타이밍을 분산하는 분산투자가 중요합니다.


Q. 6일 장중 코스피가 처음 3000을 넘었습니다. 거액 자산가들의 동향이 궁금합니다.

A. 위험자산 투자에 큰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정기예금만 하시는 고객분이 꽤 계셨는데, 요즘 펀드나 주식 투자에 문의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고 실제로 투자를 시작한 분들도 있습니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도 안되기 때문에 주식은 잘 모르지만 대표적인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당장 더 오르든 떨어지든 배당수익만 따져도 정기예금 금리보다 크게 높으니까 계속 가지고 가겠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Q. 부동산은 어떨까요. 아마도 지역별로도 차별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A. 부동산은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 의견을 자문받아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파트는 전세난 지속, 공급 부족 ,저금리와 유동성으로 강보합이 예상됩니다. 임대차시장은 월세 하락으로 인한 수익율 저하로 좋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매매시장은 저금리와 토지보상 자금이 풀리면서 유동성 효과로 강보합이 예상됩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Q. 올해 유망 재테크 상품 3가지를 순서대로 꼽아주세요.

A. 우선 배당 ETF(KB STAR 고배당 ETF)입니다. 배당주는 빅테크·언택트 업종 상승분에 비해 오르지 않았고, 경기 부양책과 백신 효과로 그 차이가 좁혀지며 상승이 예상됩니다. 삼성전자 25%, 현대차 8%, KB금융지주 등 금융회사, 포스코 등 경기 민감주, SK텔레콤 등과 같은 고배당주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가 변동과는 별도로 이 ETF는 연 3% 정도의 배당 이득이 예상됩니다.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에 비하면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뉴딜 펀드(KB 스타코리아 뉴딜 펀드)를 추천합니다.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관련 업종은 메가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급등한 수익률이 부담일 수 있지만 이 펀드는 친환경, 2차전지, IT,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까지 향후 성장성이 높은 업종에 투자합니다.

마지막으로 금 현물 투자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합니다.


Q.은행 고객들이 관심이 많은 금 투자, 올해는 어떨까요.

A. 금 가격은 달러 약세 전망과 실질금리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강보합 내지 상승을 예상합니다. 투자자들은 돈이 많이 풀리면서 이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많이 걱정하는데요.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은 실물투자일 텐데, 부동산은 규제가 심하고 주식시장은 별도로 하고 그럼, 금 투자가 대안일 것입니다. KRX 금현물은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금 가격 곱하기 환율이기 때문에 투명합니다. 무엇보다 매매차익이 비과세이고 금은 현물이지만 10% 부가가치세도 내지 않습니다.

자산 분산 차원에서 최근 환율이 급락한 미국 달러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요. 미 달러는 장기적 약세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달러보다는 환율이 개입되는 골드 투자를 권하고 있습니다. 맥쿼리 같은 데서는 금 가격 하락을 전망하지만 금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기관이 훨씬 더 많습니다. 금 투자는 다른 투자보다 3년, 5년, 10년까지 중장기로 바라보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Q. VVIP 고객들의 최근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소개해주세요.

A. 부동산 관련 절세 문의, 특히 종합부동산세 절세 방법 등에 대한 상담 요청이 많습니다. 다주택자인 경우 올해 5월 말까지 아파트 한 채를 매각할지(6월부터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 12% 증여로 인한 취득세와 증여세를 내고 증여를 할지 고민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런데 이미 많은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증여 또는 매각을 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보수적인 은행 고객분들 가운데서도 주식형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주식시장 열기가 워낙 뜨겁다 보니 여기저기서 수익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의하는 것 같습니다. 자산가뿐만 아니라 제 대학생 조카도 친척에게 받은 용돈을 모으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제 아들도 지난달 군에 입대했는데 친척에게 받은 돈으로 증권계좌를 만들어 주식을 사놓고 입대하기도 했습니다. 유동성을 많이 얘기하는데 돈이 많이 풀린 것도 있지만 금리가 워낙 낮고 주식시장이 좋다 보니 전반적인 투자 성향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 같습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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