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가 사라진 겨울, 웃고만 있을 일은 아니다
사회적인 거리 두기 강화와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강화, 여행 제한,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 코로나19가 아닌 '흔한' 호흡기 질환들의 감염을 낮춘 것이다. 이미 겨울을 보낸 호주·뉴질랜드 등 남반구에 있는 국가들 역시 인플루엔자 유행 없이 계절을 마무리 지었다. 한국 등 북반구 국가들이 여름을 나고 있을 시점인 (남반구의) 지난겨울에 호주·칠레·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8만3000명 이상이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았는데, 겨우 51명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호주는 여러 해 동안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아주 가까운 나라인 뉴질랜드는 발병률이 매우 낮다. 이 이유에 대해서 아는 과학자들 역시 없다. 사실 이번 겨울 전 세계에서 인플루엔자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마스크 착용을 무조건 일등공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해외여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증가를 꼽는 이도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는 '더블 팬데믹'이 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그 공포에서 벗어난 것은 다행 아닐까. 하지만 마냥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과학 저널 네이처는 올해 인플루엔자 시즌이 흐지부지 지나간 '덕분'에 내년도 인플루엔자 백신에 적합한 바이러스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매우 잦다. 이 때문에 해마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모아 검사한 후 다음 해에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에 포함시킨다.
종적을 감춘 인플루엔자 대신 돼지독감(swine-flu) 바이러스 변이체가 사람 간 감염으로 또 한 번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처는 "인간이라는 숙주 안에서 인플루엔자 유행 감소 등의 이유로 바이러스들 사이 경쟁이 줄어들 경우 돼지 등 가축에게서 유행하는 돼지독감 변이체가 인간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9년 유행했던 신종플루 역시 돼지 몸 안에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후에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돼지들 사이에서 새로 발견된 독감 바이러스인 'G4 EA H1N1'이 소개됐다. 이를 밝혀낸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2016년부터 돼지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유행해왔으며, 사람과 접촉이 빈번히 발생할 경우 사람 간 전파를 일으키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직 명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인플루엔자 역시 호흡기 질환이며 코로나19보다는 전파력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를 겪으며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방법을 우리 인간들은 이미 숙지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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