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시험, 대리응시 어떻게 잡나".. 감독관 눈썰미에만 의존한 부정행위 적발

심민관 기자 2021. 1. 9.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감독관 신분확인 절차 1~2초만 넘기면 완전범죄코로나 우려로 불특정 다수에게 지문인식기 못써 지난달 21일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 대리응시자가 적발됐다.

시험 시작 전 신분확인 과정에서 신분증 사진과 응시자 모습이 달라, 지문인식기에 대조한 결과 본인이 아닌 대리 응시자로 판명된 것이다.

대리응시자가 시험 시작전 몇초간의 얼굴 확인 과정만 운좋게 넘기면 적발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독관 신분확인 절차 1~2초만 넘기면 완전범죄
코로나 우려로 불특정 다수에게 지문인식기 못써

지난달 21일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 대리응시자가 적발됐다. 시험 시작 전 신분확인 과정에서 신분증 사진과 응시자 모습이 달라, 지문인식기에 대조한 결과 본인이 아닌 대리 응시자로 판명된 것이다. 이날 감독관의 눈썰미가 없었다면 시험이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완전범죄가 될 뻔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시험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되면서 대리응시 등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응시자들이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시험 도중 대리 응시자가 적발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조선일보DB

코로나 사태 이후 각종 시험장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없어, 부정행위 적발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많다. 대리응시자가 시험 시작전 몇초간의 얼굴 확인 과정만 운좋게 넘기면 적발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교 4학년 김모(26)씨는 "지난해 토익시험을 쳤는데 마스크를 내리고 1~2초 만에 금방 신분확인이 끝났다"면서 "대충 형식적으로만 하는 것 같아 대리응시를 해도 모르고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토익시험의 경우 매년 십여명씩 발생하던 대리응시자 적발 사례가 지난해에는 단 한건도 없었다. YBM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지문인식기를 통한 신분확인은 하지 않고 있다. 육안으로만 응시자와 신분증 사진을 대조한다는 것이다. 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신분확인 과정에서 응시자 모습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하고 구별이 어려운 경우에만 고사본부장이 직접 2차 신분확인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감독관의 눈썰미만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대리응시자와 실제 본인의 사진을 합성한 뒤 신분증을 재발급 받는 경우, 두 사람의 얼굴이 다 들어있어 짧은 시간에 육안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다.

지난 2019년 11월에 치러진 수능시험에서도 A씨 대신 군대 후임병 B씨가 대신 수능고사장에 들어갔지만 감독관의 신분확인 절차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육안으로 진행되는 신분 확인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대리응시 성적표를 받은 A씨는 서울 소재 한 대학교에 합격까지 했다.

그렇다고 지문인식기 대조작업을 모든 응시자를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지문인식기를 불특정 다수가 한꺼번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감독관의 눈썰미에 의존해 의심스러운 응시자를 선별할 수밖에 없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관계자가 토익 부정행위 일당이 사용한 초소형 영상 무선 송·수신 장치를 단 점퍼를 입고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부산경찰청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이 범죄 발각 가능성을 줄이고, 심리적인 부담감을 낮추기 때문에 시험 부정행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대리응시자 부정행위 이외에 무선통신장치와 카메라 등 소지품을 활용한 부정행위 적발도 어려워졌다. 감독관들이 응시자와의 접촉을 일체 제한하고 있어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시험시간 중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 적발될 가능성이 낮다는 생각이 들고, 이러한 심리는 평범한 일반인들도 범죄로 나아가게끔 만든다"면서 "코로나 사태 후 생긴 빈틈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확실한 신분확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