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츠의 작심, 2021 NL 동부지구 '죽음의 조' 예약?[슬로우볼]

안형준 2021. 1.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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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21세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는 상당히 흥미로운 구도로 진행됐다. 1990년대 지구를 지배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005년까지 꾸준히 우승을 독차지했지만 이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시대였다. 필라델피아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지구 정상에 올랐다. 2012년부터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시대였다. 그리고 2018년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한 애틀랜타가 3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뉴욕 메츠는 사이사이 2-3차례 '깜짝' 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전통의 강호인 애틀랜타, 2000년대 후반을 지배했던 필라델피아, 2010년대 초중반 세력을 과시한 워싱턴, 최대 규모의 뉴욕 시장을 바탕으로 한 메츠까지, 마이애미 말린스를 제외한 4개 팀은 모두 자신이 동부지구의 맹주라는 생각으로 시즌에 임하고 있다.

2021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고 흥미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메츠의 겨울 시장 행보가 경쟁 구도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메츠는 1월 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부터 현역 최고 유격수인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영입했다. 린도어와 베테랑 선발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받고 4명의 젊은 선수를 내준 메츠는 투타 양면의 숙제를 단숨에 상당히 해결했다.

공수 모두에서 아쉬웠던 아메드 로사리오를 포기하고 공수 모두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인 린도어를 영입하며 센터라인을 견고하게 만들었고 상위타선도 강화했다. 최근 기량이 급성장한 제임스 맥캔을 영입해 안방을 보강한 것에 이어 괄목할만한 전력 상승을 이뤄냈다. 제프 맥닐-린도어-마이클 콘포토-피트 알론소-브랜든 니모 등으로 이어지는 메츠 타선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제이콥 디그롬의 뒤를 카라스코와 마커스 스트로먼이 함께 받치는 로테이션도 강하다.

하지만 다른 팀들도 만만치 않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무너졌던 애틀랜타는 최근 완전히 자존심을 회복했다. 지난시즌 MVP인 프레디 프리먼을 중심으로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아지 알비스, 댄스비 스완슨, 엔더 인시아르테, 오스틴 라일리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 라인업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 아직 마르셀 오주나가 이탈한 공백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이미 가진 전력만으로도 지구 내 다른 팀들에게 결코 뒤쳐지지 않는 라인업이다.

맥스 프리드, 이안 앤더슨, 마이크 소로카 등 젊은 로테이션에 베테랑 찰리 모튼과 드류 스마일리를 더해 마운드의 높이도 높였다. 동부지구 우승 이상의 것을 노리고 있는 애틀랜타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가장 강력한 '맹주 후보'다.

큰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보지 못하던 필라델피아도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을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돔브로스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강팀으로 만들고 보스턴 레드삭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명단장이자 승부사. 비록 유망주를 아끼지 않는 운영 방식이 팀에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지만 당장 성적을 내는 '윈 나우'에 그만큼 적합한 리더도 없다.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해온 필라델피아는 이미 강한 전력을 갖고 있다. 브라이스 하퍼와 리스 호스킨스, 진 세구라, 스캇 킨거리, 알렉 봄 등 재능과 기량을 가진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애런 놀라와 잭 윌러가 이끄는 마운드도 마찬가지. 오프시즌 최대의 목표인 J.T. 리얼무토 잔류에만 성공한다면 전력에는 흠이 없다.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2020년 지구 최하위를 기록한 워싱턴 역시 뒤쳐지지 않는다. 비록 부상자들이 나오며 2020시즌을 아쉽게 마쳤지만 맥스 슈어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패트릭 코빈이 포진한 로테이션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후안 소토, 트레이 터너가 건재한 타선에는 최근 트레이드로 조시 벨까지 더했다. 워싱턴 역시 2021시즌 반등을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필라델피아, 메츠, 워싱턴을 제치고 깜짝 와일드카드에 오른 마이애미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도깨비 팀이 되고 있다. 나머지 4개 팀들처럼 안정적이고 탄탄한 전력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기세를 타고 '일'을 낼 수도 있는 팀이다. 지구 우승은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은 두 번이나 달성한 전력도 있다.

새 구단주를 맞이한 메츠의 작심으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어쩌면 2021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치열한 순위 경쟁이 진행되는 '죽음의 조'가 될 수도 있다. 과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패권을 차지하는 팀은 누가 될까.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경쟁이 전망된다.(자료사진=프란시스코 린도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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