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한 반도체·자동차..한국 증시 '레벨업'
반도체가 밀고 자동차가 끄는 코스피 3100시대가 열렸다. 박스피 신세였던 코스피를 2700선까지 밀어올린 반도체의 배턴은 '친환경'을 장착한 자동차로 전해졌다. '반도체+친환경차'는 한국 증시를 한차원 높였다.
코스피 3000시대의 주역은 동학개미다. 그 속을 보면 한국 경제를 이루는 두 축,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신뢰가 존재한다.
'한국이 망하지 않으면 절대 망하지 않을' 삼성전자·현대차 주식을 저가매수해놓자는 심리에서 동학개미운동이 출발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의 애정공세가 대형 우량주에 집중된 이유다.
화답하듯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성장' 날개를 장착했다. 특히 자동차는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달고 산업과 증시를 주도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이번 강세장을 과거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한다.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주식 정점'을 거론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발전에서 시작된 랠리여서 2000년대 IT버블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마침 액면분할까지 마쳐 1주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주가는 5만원대로 내려온 터였다. 3월 폭락장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진정한 '국민주'로 거듭났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숫자는 2019년말 56만8313명에서 지난 3분기말 175만4623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광화문에서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지난 3월 4만2300원까지 급락했던 삼성전자는 4월 단숨에 5만원대를 회복했다. 이후 6개월 간 5만~6만원대를 횡보하다 11월 호재가 맞물리면서 가파르게 올랐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맞물려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고 D램 가격 반등까지 이어졌다.
때마침 약달러가 본격화되며 외국인들도 '바이 코리아'를 외치며 삼성전자를 담았다. 주가는 5만원대에서 단박에 8만원대까지 뛰었다. 지난해 11~12월 주가 상승률(종가 기준)은 43%에 달한다. 이 기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은 약 340조원에서 484조원으로 급증했다.
SK하이닉스도 12월부터 움직였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반등에 인텔 반도체 사업부 M&A 시너지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12월 한달간 22% 올랐다.
시가총액 1,2위의 랠리에 코스피 지수는 13년간 갇혀있던 박스권을 벗어났다. 지난 10월말 2267.15을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2873.47)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1년을 마감했다. 2개월 수익률이 27%다.
장남인 반도체가 박스피 탈출을 이끌었다면 차남인 자동차는 3000시대를 열었다. 특히 전통 자동차 산업을 벗어나 '전기차', '자율주행'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장착하고 랠리를 주도한다.
자동차 업종은 반도체 '빅2'과 비교해 시가총액에서 밀리지만 △완성차(현대차·기아차) △자동차 부품(현대모비스·현대위아·LG전자) △전기차 배터리(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3각 편대가 동시에 레벨업되면서 증시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8일 현대차는 전일대비 4만원(19.42%) 뛴 24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24.76% 상승하며 연고점(25만7000원)을 새로 썼다. 애플의 전기차인 '애플카'를 현대차가 함께 만들 가능성이 조명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3년 '차·화·정'의 영광을 재현할 분위기다.
기아차도 장중 14% 넘게 뛰며 연고점을 경신한 뒤 8.41% 오른 6만8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기차 부품주인 현대모비스(18.06%), 현대위아(21.33%) 등도 급등했다.
전기차의 심장, '2차전지' 관련주도 함께 들썩여 SK이노베이션은 7.6% 오른 28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LG화학(3.85%), 삼성SDI(5.87%)도 상승했다. 배터리 3사 모두 이날 역사적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도체는 수년만의 활황 사이클에 접어들 모양새다. 수요 증가와 재고 축소가 촉발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올해 본격화될 조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5900원(7.12%) 오른 8만8800원에 마감했다. 장중 9만원도 찍었다. 경쟁사인 대만 TSMC의 3나노 개발이 연기될 것이라는 보도 때문이다. 반도체는 재택근무에 필요한 원격시스템이나 자율주행 분야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수요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 상반기까지 D램 가격의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은 축소된 재고와 공급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기저효과와 5G 통신, 서버 CSP(클라우드 서비스제공사)의 재고 재축적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블루웨이브' 영향으로 친환경 전기차가 주목을 받고 자율주행차 시대까지 열리면서 자동차 관련주 역시 미래가 밝다는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에 관한 재평가와 아마존, 애플의 자동차산업 진출은 자동차가 'Motor'에서 'Mobility' 영역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현대차그룹도 자동차 100%에서 자동차 50%, UAM(도심공항) 30%, 로봇 20%으로 사업재편을 추진 중이다. 올해가 모빌리티 사업자 변화의 원년인만큼 가치 산정이 새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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