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영의 AI이야기] 테슬라 주식, 지금이라도 사야 할까?
고(高)해상도 '라이다' 레이저로 거리측정
정확성↑ 가격 경쟁력↓
카메라 여러 대로 탐지하는 '테슬라'
날씨 영향↑ 스펙트럼 밖 탐지↓한계
편집자주
현실로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AI)시대. 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든 AI 이야기가 격주 토요일 <한국일보>에 찾아옵니다. 컴퓨터비전을 연구하는 정소영 서울여대 기초교육원 초빙교수가 쉽게 풀어드립니다.
저금리와 유동성 과잉의 시대. 나처럼 재테크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이런 때에 주식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느낄 정도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시중에 흘러 넘치는 돈이 어디로 갈 것인지 관심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 미국 주식에서 가장 핫했던 키워드로 단연 ‘자율주행 전기차’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초만해도 순위권 밖이던 전기차의 대표주자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현재 당당하게 6위에 올랐다. 최근 대표 테크주인 애플도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아이카)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직후 애플의 주가도 상승했다.
이런 주가의 흐름은 무엇을 의미할까? ‘자율주행 전기차’가 미래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며, 이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이 미래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읽을 수 있다.
이처럼 연일 시끌시끌한 ‘자율주행 전기차’. 어느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지는 자율주행 전기차에 어떤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지 알아야만 분별이 가능하다.
먼저 자율주행이 가능하려면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해줄 라이다(LiDAR)나 카메라 같은 이미지 센서가 필요하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사물과의 거리를 측정해주는 센서인데, 매우 고(高)해상도로 주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레이저를 쏜 뒤 사물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빛이 없는 야간에도 매우 정확하게 주변 물체를 파악 수 있다. 라이다를 사용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구글의 웨이모가 있다. 라이다를 여러 대 이용하는 웨이모는 매우 정밀하게 주변정보를 획득할 수 있어서 자율주행 시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라이다는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이를 자동차에 탑재한다면 자동차 가격에 반영되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카메라의 경우 고성능을 갖춰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작고 예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차에 탑재하기 좋은 이미지 센서이다. 카메라로 획득한 영상으로 주변의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는 물체 탐지(object detection)기술이 있는데, 이것이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의 기본이 된다. 물체 탐지는 영상 내의 모든 물체를 경계박스(bounding box)로 표시하여 위치를 알아낼 뿐만 아니라 해당 물체를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그 물체가 무엇인지까지 알아내는 기술이다. 카메라에 잡힌 물체가 보행자인지, 버스인지, 또는 자전거인지 알아낼 수 있기에 다양한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 카메라 기반 물체 탐지기술은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상당히 정확도가 높지만, 야간이나 폭우가 내리는 날씨, 햇빛이 너무 강렬한 날씨 등 카메라의 화질이 고르지 못하거나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스펙트럼을 넘기는 경우 물체 탐지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전면에 무엇이 있는지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다면 주행 시 다음에 어떤 동작을 해야 할지 의사결정을 제대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자율주행에 있어 아주 큰 위험요소가 된다. 하지만 만약 카메라 영상만으로 물체탐지를 정확히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이 된다면 상당히 가격 경쟁력이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테슬라가 몇 건의 사고로 인해 안전성에 계속 의문을 남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이유도 아마 고성능 카메라의 저렴한 가격이 한 몫 하지 않을까.
저렴한 카메라를 기반으로 더 정확한 물체 탐지기술이 먼저 개발될 것인가, 고해상도 라이다를 합리적인 가격에 먼저 생산해 낼 것인가에 따라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재될 이미지 센서의 대세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미래의 핵심 산업이 자율주행 전기차라는 생각이 든다면 어느 회사가 한번의 충전으로 오래 달리는 전기차를 만들고 있는지 뿐 아니라, 자율주행에 사용될 이미지 센서로 무엇을 사용하고 있는지 눈여겨보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정소영 서울여대 기초교육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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