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서 절규가 들린다..한국 온 '남미의 피카소'
[앵커]
전쟁과 폭력으로 점철된 20세기 역사 속에서 약자의 고통을 그린 화가가 있습니다.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는 에콰도르 화가 과야사민인데요.
에콰도르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그의 작품 80여 점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기자]
앙상한 뼈마디, 멍하게 응시하는 퀭한 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입니다.
스페인 내전으로 남편을 잃은 뒤 홀로 남은 여성들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죽음을 상징하는 나무 관 크기의 이 작품은, 1주일 내내 계속되는 고통을 뜻하는 7점으로 이뤄졌습니다.
차갑고 어두운 무채색의 작품마다 약자들의 절규가 담겼습니다.
군인이나 정치인의 비열한 표정과 대비됩니다.
에콰도르 화가 과야사민은 1·2차 세계대전과 여러 내전을 겪으며 노동자와 빈민 등 약자 곁에 섰습니다.
[과야사민 / 에콰도르 화가 (생전 인터뷰) : 저는 저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 불안함, 인류에 대하여 점점 더 깊게 통찰을 하는 못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폭력으로 얼룩진 20세기 역사에 대한 분노, 해체된 인물 표현 때문에 '남미의 피카소'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후기에는 어머니로 상징되는 따뜻한 인본주의를 화폭에 담았습니다.
[강재현 / 사비나미술관 학예실장 : (어머니가) 앙상한 뼈와 퀭한 눈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의미는 지금 이 시대상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은 늘 갖고 있지만, 그 안에서 어머니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세상을 보듬어 안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신발이 없다고 많이 울었다. 발이 없는 소년을 만나기 전까지." -1953년 파블로 네루다와의 대화 중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이 여전하고 차별과 불평등이 계속되는 지금도 그의 작품은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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