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나무늘보가 멸종하지 않는 까닭

정상혁 기자 2021. 1. 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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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것들의 세계|매슈 D. 러플랜트 지음|하윤숙 옮김|북트리거|524쪽|2만2000원

목소리가 클수록 고환은 작았다. 베네수엘라붉은고함원숭이는 세상에서 가장 소리 큰 육지 포유류 후보로 손꼽히는데,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설골(舌骨)의 크기와 고환의 부피가 반비례한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진 것이다. 가장 소리가 큰 원숭이의 고환은 4㎤, 가장 소리 작은 원숭이는 무려 22㎤ 수준이었다. 부족한 생식 능력을 만회하려 수컷 원숭이는 그토록 소리 높여 울부짖었던 것이다.

암(癌)에 걸리지 않는 코끼리, 수천년 생존하는 강털소나무의 비밀 등 지구상 가장 크고 가장 작고 가장 독한 별별 ‘굉장한 종(種)’을 통해 인류가 배울 점을 설파하는 대중 과학서다. 당장 멸종돼도 이상해 보이지 않는 나른한 나무늘보는 어째서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주변에 널린 나뭇잎을 먹으며 살 수 있도록 진화한 덕분이다. 저자는 그래서 “더 많은 나무늘보를 만드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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