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누비는 시대도 인간은 미신을 믿는다

이기문 기자 2021. 1. 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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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까? 믿습니다!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384쪽 | 1만6000원

일론 머스크의 우주선은 곧 사람을 태워 화성에 간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신년에 점집에 간다. 21세기가 된 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인간은 미신을 믿는다. 주역과 별자리로 시작해 정치 사상과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끈질기게 동행해온 미신의 역사를 탐험한다.

인간이란 종의 시작부터 미신이 있었다. 100만년 전 분화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모두 무덤을 만들고 벽화를 그렸다. 매장은 죽음 이후의 삶(사후 세계)을 상상하고 기복을 빌었다는 점에서 미신의 강력한 증거. 벽화 그리기 역시 풍전등화의 현실에 도피해 안온한 미래를 소망하는 미신 행위다. 명성황후는 무당 진령군에 미혹됐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부부는 점성술사를 백악관에 들였다.

인류의 삶을 바꾼 가장 큰 미신은 농경이었다. “농사가 인간을 풍요롭게 하리라”는 비합리적 신념으로 무장한 인간은 탄수화물을 주로 섭취하면서 만성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게 됐다. 인간은 미신으로 추락하면서도 때로 도약한다. 믿음을 갖고 무작정 뛰어드는 인간이 역사를 추동한다. 인간에게 하늘이 내린 권리가 있다고 믿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발명했고, 화성에도 인간이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오늘도 우주선을 뚝딱뚝딱하고 있다. 이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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