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美 의사당을 지키고 싶었다”
7일 새벽(현지 시각) 미 의회 의사당의 원형홀 ‘로툰다홀’에서 청색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한 남성이 무릎을 꿇은 채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를 비닐봉투에 담고 있었다. 전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을 지지하는 시위대 일부가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파손한 집기 잔해와 그들이 버리고 간 생수통 등을 치우는 중이었다. 그때 로툰다홀에 들어선 AP통신 사진기자 앤드루 하닉이 청소에 여념이 없던 남성을 알아보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주방위군과 함께 바닥에 엎드려 쓰레기를 줍고 있던 남성은 민주당 소속 뉴저지 제3선거구의 앤디 김(39) 연방 하원 의원이었다.
AP통신은 “김 의원이 언론의 주목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당 동료인 뉴저지 제7선거구의 톰 말리노스키 연방 하원 의원은 이 통신에 “새벽 1시쯤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 기어다니며 벤치 아래에서 뭔가를 줍고 있었는데, 혼자서 조용히 쓰레기를 주워 비닐봉투에 담고 있던 앤디였다”고 말했다. “분명히 누가 보라고 그러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회에서 난동이 벌어진 것이) 정말 마음 아파서 그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 (쓰레기를 줍는 것 외에) 다른 무엇을 내가 할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마침 경찰관들이 쓰레기 봉투에 피자 상자를 담는 것을 보고 “나도 봉투 하나 달라”고 해서 청소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당신이 사랑하는 무언가가 망가졌다면 고치고 싶을 것이다. 나는 의회를 사랑한다. 여기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등에서는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김 의원이 “뉴저지와 미국의 가장 좋은 면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한국계 2세인 김 의원은 지난 2018년 선거에서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유명한 ‘로즈 장학생'에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외교·안보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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