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급습 매우 충격적”… 美 교통·교육장관도 사표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1. 1.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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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점거 후폭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충격을 받은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줄줄이 사표를 던지고 있다.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은 7일(현지 시각) 트럼프 내각 일원으로는 가장 먼저 사임을 발표했다. 베치 디보스 교육부 장관도 그 뒤를 따랐다. 스테파니 그리샴 대통령 부인 비서실장과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부보좌관 등의 백악관 인사들이 전날 사임한 데 이어, 사임 바람이 내각으로 옮겨붙은 것이다. 내각과 백악관 가릴 것 없이 ‘불타는 트럼프호(號)’에서 앞다퉈 뛰어내리는 모습이다.

차오 장관은 이날 “어제 미국은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지지자들이 의회 건물을 급습하는 매우 충격적이지만 전적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건을 경험했다”면서 사임을 발표했다. “이는 내가 그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나를 깊이 당혹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차오는 또 “우리(교통부)는 나의 후임으로 발표된 피트 부티지지(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도울 것”이라며 순조로운 정권 이양도 다짐했다.

일레인 차오 미 교통장관이 7일(현지 시각) 사임을 발표하며 교통부 직원들에게 보낸 글. "대통령이 연설한 유세 후에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했다는 표현을 썼다.

대만계 미국인인 차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8년간 노동부 장관을 지낸 ‘골수 공화당' 관료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교통장관직을 시작했다. 차오의 남편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다. 차오는 남편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일 때도 트럼프의 의견을 반박한 적이 없었다. 트럼프와 매코널이 건강보험 문제로 다투던 2017년 8월 언론이 차오에게 의견을 묻자, 그는 “나는 내 남자의 곁을 지킬 것이다. (매코널과 트럼프) 두 남자 모두 말이다”라고 눙치고 넘어갔었다. 그런 차오도 트럼프가 의사당 점거를 부추기자 곧바로 사표를 낸 것이다.

암웨이 창업자 리처드 디보스의 며느리로, 공화당의 거액 기부자였던 디보스 장관도 이날 사임했다. 디보스 역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2월부터 장관직을 계속해 온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에게 보낸 사임 서한에서 “당신의 언사가 (의회 난입) 상황에 영향을 줬다는 것은 분명하며 이것이 내게 변곡점이 됐다”고 했다. 디보스는 “쉽게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 이런 일들을 모두 보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은 미국이 어제 발생한 일보다 위대한 국가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차오와 디보스의 사임은 의회 난입이 뿌리 깊은 공화당 각료들조차 흔들어 놓은 충격적 사건이란 점을 보여준다.

CNN은 이날 엘리노어 매캔시-카츠 보건복지부 차관보, 앤소니 루지에로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및 생화학방어 선임국장, 에린 월시 아프리카 담당 선임국장, 마트 밴드로프 국방전략 담당 선임국장, 롭 그린웨이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 선임국장 등도 사표를 냈다고 전했다. 루지에로는 NSC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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