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스크족, 고조선 후예 '아발족'의 한 갈래

2021. 1. 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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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네 산맥에 나바르왕국 세워
현대 스페인 탄생 기초 만들어
현재 240만명 '완전 독립' 요구
한국어와 같은 우랄어족 언어
주인→나리(nari) 등 닮은 흔적
고인돌·건어물 등 문화도 유사


유럽으로 간 고조선 문명 〈4〉
프랑스와 스페인의 접경지대 피레네 산맥 끝자락 대서양 해안에 유명한 ‘바스크’ 족(Basques)이 살고 있다. 바스크 족 언어는 주위 유럽의 인도·유럽어족과 전혀 달리 고대 한국어와 문법이 같은 우랄어족이다. 현재 바스크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스페인 쪽에 약 240만 명, 프랑스 쪽에 약 20만 명이다. 칠레를 비롯하여 중남미에도 1백만 명 이상이 이주해 살고 있다. 오랜 역사 기간 스페인과 프랑스에 동화되어 바스크 언어는 잃어버렸지만, 바스크 계통 성씨를 가진 인구는 수천만 명이다.

스페인 왕국을 건설한 바스크족 대왕 산초 3세 초상화. 17세기 후안 리치(Juan Rizi) 그림. [위키피디아]
바스크족의 특징은 자유와 독립에 대한 사랑과 열정과 용맹이라고 유럽인들은 말한다. 현재 ‘자치’를 누리고 있음에도 ‘완전 독립국’를 요구하며 완강히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이 용감한 바스크족은 소수민족이지만 스페인에 나바르(Navarre) 왕국을 세워 현대 스페인 탄생의 기초를 만들었다. 16세기 초에 가톨릭의 부패로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이 일어나 가톨릭이 위기에 처하자, 개종한 바스크족 왕실에서 이나시오 로욜라(Ignacio de Loyola)가 7명의 동지와 예수회(Jesuit) 운동을 일으켜 가톨릭 부패 척결과 동방(아시아) 및 남북 아메리카 개척 포교를 감행해서 가톨릭을 세계종교로 재탄생시켰다. 스페인의 유명한 무장들 다수가 바스크족 출신이다.

중남미로 이주, 체 게바라 바스크족 출신

바스크족은 목축을 대대적으로 발전시켰다. 대서양 해안에 내려와서는 고래잡이와 원양어업을 유럽에서 맨 처음 시작하여 부유한 민족이 되었다.

아메리카 이주 바스크족은 스페인·포르투갈의 식민지통치를 종결시킨 선두 해방자 민족이었다. 남아메리카 국가들 공동의 영웅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 체 게바라(Che Guevara)도 바스크족 출신이다. 스페인에서도 바스크족은 1930년대 민주공화파로 단결하여 프랑코 총통의 파시스트 독재에 항거했다가 가혹한 탄압을 받았다. 피카소의 유명한 그림 ‘게르니카’는 이때의 바스크족 수난 그림이다. 현재도 바스크족 지방인 알리바·기푸스코아·비스카야 주가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자유민주 복지 지역이다.

바스크족 나바르 왕국의 국왕 근위대 예복 문장. 졸본부여 군사들이 사용하던 문장과 동일하다. 현대 한국인들의 윷놀이 말판과도 같은 모양이다. [위키피디아]
유럽 학자들은 이 특이한 바스크족의 기원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바스크 언어도 어족이 없는 특이한 고립어로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고조선 문명을 이해하면 문제가 바로 풀린다. 우리는 전회(前回)에서 “구려(졸본부여)=우구르=유(柔·兪)=유연=아바르(Avars)”가 동일 민족이고 형제 관계임을 밝힌 바 있다.

아발족이 프랑크 왕국 샤를마뉴 대왕의 공격과 학살을 피해 796~799년경 갑자기 사라졌을 때, 유럽 학자들은 아발족이 본래의 카프카스(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지방으로 패주 퇴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사방으로 분산해 사라졌다. 필자는 바스크족이 이때 서방 피레네 산맥으로 피신한 아발족의 후예라고 본다. 다음의 몇 가지 증명되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바스크 언어가 곧 아발족 언어이고, 고조선어를 조어(祖語)로 하고 있다. 바스크 민족은 ‘바스크 언어’를 반드시 ‘유가라(Euskara)’라고 쓴다. ‘가라’(Kara)는 ‘말’ ‘언어’의 고대 한국어이다. 현대 한국어에서도 ‘말하되’를 ‘가라사대’라고 쓰기도 한다. ‘유가라’는 ‘유+가라’로서 ‘유연+말’즉 ‘유연어’이고, ‘아발어’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바스크어(유가라)의 문법은 고조선어(알타이어족)와 같이 주어(S)+목적어(O)+동사(V)의 어순이고, 교착어이며, 후치사를 쓴다. 전형적 우랄어족이고, 우랄·알타이어족과 같다.

그러나 바스크어의 어휘는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차용이 많고, 한국어 역시 한자어 차용이 많아, 현대어에는 유사한 것이 드물다. 동사에서 ‘도달하다→이리치iritsi(이르다)’ ‘열다→이레키다irekita(일으키다)’ ‘매우 사랑하다→고괴다gogoeta(사랑하다의 한국 고대어)’ ‘앉다→자리jarri’, 명사에서 ‘어머니→아마ama’, ‘화덕→숯데기sutegi’ ‘주인→나리nari’ ‘바퀴→구르필gurpil’ 등과 같이 흔적이 남아 있다.

바스크족 거주지(피레네 산맥 기슭)에 남아 있는 고인돌. [엘카 푼다지오]
바스크족 거주지(피레네 산맥 기슭)에 남아 있는 고인돌. [『바스크 지역』]
둘째, 바스크족의 거주 지역에 유연이 속했던 고조선 문명의 흔적이 있는지 찾아보면, 잘 변하지 않는 무덤 양식으로 피레네 산맥 기슭에 고인돌 무덤이 현재도 남아 있다. 이 고인돌은 고대 고인돌이 아니라 입구 문 돌판에 석공(石工)을 가한 불가리아 고인돌과 같은 중세 초기의 고인돌이다. 아발족의 일단이 아발제국 멸망 후 피레네 산속에 피난해 들어와 정착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셋째, 현재 바스코 지역에 정착한 아발족들은 프랑크족의 지배하에서 ‘바스코 공국’을 세워 지방자치를 획득했었다. 아발족 군대는 샤를마뉴 대왕의 군대를 유격전으로 피레네산맥 골짜기에서 기습하여 대패시킨 일도 있었다. 그들은 봉기하여 824년 피레네산맥의 끝자락 대서양 연안에 팜플로나(Pamplona) 왕국을 세웠다가, 나바르 왕국으로 고치고 영토를 넓히며 크게 발전하였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 바스크족 중세 나바르 왕국의 지역과 국명 ‘Navarre(나바르)’는 N+Avarre로 분절된다. 나바르 왕국 지역이 포함된 지역이 라틴어 지역이므로, 1853년판 라틴어 자전(E.A. Andrews의 Copius and Critical Latin-English Lexicon, London, p. 982)을 찾아보면, 접두어 대문자 N은 natione(born, 탄생하다), natus(birth, 출산·탄생)의 약자로, 다른 단어와 합성해 쓰인다. Navarre의 뜻은 ‘N+Avar’로서 ‘Avar에서 탄생’이란 뜻이 된다. 한국 역사에 비유하면 ‘후+고구려’ ‘후+백제’와 같은 표현 양식이다. 나바르(Navarre)의 국명이 ‘후+아발’로서, 바스크족 나바르 왕국의 조상이 아발족임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나바르 왕국의 국기와 왕실 근위대 상징 문장(紋章)이 부여족(여기서는 졸본부여)의 군사들이 사용하던 경기(競技) 문장과 동일하다. 이 문장은 현대 한국인들이 부여의 경기 놀이였던 윷놀이의 말판으로 사용하는 것과도 동일한 것이다. 이 사실도 바스크족의 조상이 아발족, 곧 유연(졸본부여의 후손)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바르 왕국은 바스크족의 호걸 산초 3세(Antso Ⅲ, 재위 1004~1035) 때에 가장 강성하였다. 산초 3세는 동시에 카스티아(Castile) 왕국, 아라곤(Aragon) 왕국, 바르셀로나(Barcelona) 백작령의 군주를 겸하여 오늘날의 스페인 지역을 사실상 통일하고, 1034년 스페인 황제로 호칭하였다. 이것이 스페인 왕국과 오늘날 스페인 성립의 기초가 되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 바스크족 수난 묘사

바스크족이 고조선 문명의 후예 아발족의 한 갈래일지라도, 유럽에서의 긴 시간 동안 혼혈로 인해 외모는 모두 서양인이 되었고 현재 한국인과 닮은 곳은 거의 없다. 그러나 고조선 문명의 흔적은 남아 있다. 언어 구조와 일부 단어와 진취성 등을 살펴보았는데 그뿐만이 아니다. 유럽 전통에 없는 건어물(대구), 소금절이, 순대 등은 한국 음식을 연상시키고, ‘아리 아리 만도고’(Ari, Ari, Mandogo)같은 전통 민요는 한국의 농악과 유사하다. 바스크족의 독특한 공치기(고조선의 ‘金丸’과 유사)도 아직 보존돼 있다.

■ 바스크족(Vascos)과 유족(Yus)

「 원래 ‘아발’(大檀)은 ‘아+발’로서 ‘큰(아)+밝(발, 광명)’의 뜻이었다, 영어로는 ‘Great+Var=Great Brightness’로 표기된다. 유럽인들이 ‘아’(大)를 떼어버리고 ‘발’만 남겨 스페인에서는 바스코(Vascos), 프랑스에서는 바스크(Basques)로 표기했다. 그러나 바스코족 자신은 자기 민족 호칭을 ‘유족’(Yus)이라 하고, 바스코 언어를 ‘유가라’(Eukara)라고 불렀다. ‘유족’이 ‘유연족’이고, 유연족이 곧 아발족이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서울대 교수(1965~2003) 정년퇴임. 한양대·이화여대·울산대 석좌교수(2003~2018) 역임. 저서 『독립협회 연구』 『한국독립운동사 연구』 『3·1운동과 독립운동의 사회사』 『한국 민족의 기원과 형성』 『고조선 문명의 사회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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