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메시지 언제 나오나..'깜깜이 黨대회'에 속타는 정부

이용수 기자 입력 2021. 1. 8. 22:20 수정 2021. 1. 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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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 나흘째 北 "김정은, 대남문제 고찰" 간략 보도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린 평양 4·25문화회관 주석단에 앉아 박수를 치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8차 당대회는 8일까지 3박4일째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TV

북한 관영 매체들은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제8차 대회 보고에서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 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 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한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외 관계에 대해선 ‘전면적 확대·발전’을 언급한 반면, 대남 문제는 단순히 ‘고찰’했다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미 외교와 중국·러시아 등 우방국 외교에 주력하고, 당분간 대남 사업은 관망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남북 관계를 미·북 관계의 종속변수로 본다는 얘기”라고 했다.

정부는 신년사를 생략한 김정은이 이번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긍정적인 대남 메시지를 발신하기를 기대해왔다. 정부 안팎에선 “연말에 대북전단금지법을 밀어붙인 것도 경색된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열기 위한 여건 조성 차원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은 당대회 개최 나흘째이자 김정은의 생일인 이날까지도 이렇다 할 대남 메시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5년 전 7차 당대회 당시엔 7만2000자(200자 원고지 360매) 분량의 김정은 사업총화 보고 전문이 대회 사흘째인 2016년 5월 8일 관영 매체들에 일제히 게재됐다. 이 가운데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위하여'란 제목이 붙은 대남 분야 발언은 9500여자에 달했다.

통일부는 이번에 등장한 ‘대남 문제’란 표현도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사용해 온 ‘북남 관계’ ‘대남 사업’ 등의 중립적 표현보다 다소 부정적 어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지난 5일 당대회 개회사에서 북한 주민과 해외 동포들에게만 인사말을 한 것도 정부로선 개운치 않은 대목이다. 최고 지도자의 주요 연설에 의례적으로 들어가는 대내·대남·해외 인사말 가운데 ‘남조선 인민들에 대한 따뜻한 인사’만 의도적으로 뺐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 배경을 분석 중이다.

김정은이 ‘고찰'했다는 대남 문제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이르면 9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의 사업총화 보고는 5일부터 7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되고, 8일에는 주요 대표들이 토론에 나섰을 것”이라며 “9일자 노동신문에 대남 분야 언급을 포함한 총화보고 전문과 토론 내용들이 게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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