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헐떡이며 당구 치는 사람 봤나..사실상 두 달간 휴업"

김홍준 2021. 1. 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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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휴 당구장협회 경기이사
예전처럼 몰려와서 치지도 않아
업종 특성 반영한 방역조치 필요
실내체육시설 중 헬스장-산스장, 실내암벽-자연암벽처럼 업종-대안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곳이 있다. 당구장이다. 당구대를 야외에 설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동호인도, 업주들도 100% 손 놓고 있는 종목이다.
지난 1월 8일부터 모든 실내체육시설에서 어린이와 학생에 한해 9인 이하의 집합이 가능해졌지만 주 이용자가 성인이라 하나마나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8일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뒤 한 달째 손님이 없는 서울의 한 당구장. 김홍준 기자
서울 회기역 근처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이찬휴(45) 대한당구장협회 경기이사는 “당구 치는 사람치고 숨 헐떡거리는 사람 못 봤다”며 “비말을 강하게 배출한다는 특성이 있어 (2.5단계로) 운영을 제한한다는 당국의 설명은 전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사실상 영업을 못 해 왔다고 강조했다.

Q : 11월 중순이라면 서울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였다.
A : 실내체육시설 운영을 오후 9시까지로 못 박았다. 피트니스 클럽은 새벽부터 사람이 찾는다. 해 뜰 때 당구 치는 사람은 없다. 손님의 90~95%가 저녁 식사 후 찾는다. 2단계 기간 잘해야 이전 매출의 10%라는 얘기다. 하루 3만~4만원만 벌었다.

Q : 영업은 언제 하는 게 현실성 있나.
A : 트웰브 투 트웰브(오전 12시~오후 12시)다.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하는 건, 당구장으로서는 문을 안 여는 것과 같다. 2.5단계 기간 합쳐 두 달 가까이 사실상 휴업이라는 거다. 이용객들은 예전과 달리 몰려오지 않고 당구대 하나에 4인 이상 안 모인다. 업종 특성을 도외시한 채 실내체육시설을 하나로 묶어버린 건, 당국이 고심은 물론이고 고려조차 안 한 것 같다.

Q : 지난 2일 2.5단계 추가 연장 조치에도 영업을 강행하고 있는 당구장이 있나.
A :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내게 제보가 오면 신고하라고 한다. 지금은 지킬 건 지켜야 한다. 당구장 100여 곳이 점등시위 중이다. 이번 주말에는 500여 곳으로 늘어난다. 점등 시위는 영업 강행의 준비 단계다. 2.5단계 추가 연장 조치가 끝나는 17일 이후에는 무조건 문을 열 것이다. 2000여 곳이 동참할 예정이다. 손실보전 행정소송도 진행 예정이다.
이찬휴 대한당구장협회 경기이사는 ″업종의 특성을 감안한, 현실성 있는 방역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한양대 앞, 면목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나타났다. 부가세를 빼고 임대료를 월 424만원(당구장 면적 264㎡) 낸다는 위승만(59)씨는 “정부 지원금 월 300만원으로 막막했는데, 임대인이 임대료를 내려줘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주는 "건물주가 내게 '난 착한 임대인이 아니다'라며 대놓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간만에 튼다는 당구장 난방기구가 열심히 돌아갔지만 이찬휴 이사는 "올겨울은 이래저래 유난히 춥다"고 했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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