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10년 지기 폭행 사망 사건, 방관자 부모 "우리도 힘들어"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궁금한 이야기 Y'에서 24살 기훈(가명) 씨의 죽음과 그의 죽음 전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있었던 사건을 추적했다.
8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24살 기훈 씨의 사망 사건을 조명했다.
기훈 씨는 지난달 11일, 친구 생일 파티에 갔다. 그런데 부모님의 축사 일을 도우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스물 네 살 기훈 씨가 다음 날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기훈 씨의 친구 이 씨는 전날 술자리에서 그와 작은 다툼이 있었고, 기훈 씨가 계단에서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혔다고 기훈씨의 부모님에게 그날의 상황을 전했다. 이 씨는 다음날 아침에 보니 기훈 씨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술자리에서 벌어진 단순 사고였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기훈 씨의 가족은 장례식장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사망 전날 찍힌 기훈 씨의 사진이 친구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진은 누군가에게 심하게 맞은 듯 피투성이가 된 기훈씨의 얼굴 사진이었다.
사망 전날, 골프채로 기훈 씨를 구타했다는 남자는 10년 지기 친구이자 가족들에게 기훈 씨의 사망 과정에 대해 말해줬던 이 씨였다. 이 씨는 지난달 15일 특수폭행 및 상해치사로 구속됐다. 친구를 때려서 사망하게 하고도 단순 사고로 죽었다고 말한 이 씨. 더 놀라운 건, 그날 같이 있던 친구들의 행동이다. 그들은 이 씨가 기훈 씨를 폭행하는 것을 보고도 기훈 씨의 사진을 찍어 현장에 없는 친구에게 공유까지 했다.
기훈 씨의 10년 지기 친구라는 네 사람은 왜 기훈 씨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을까. 기훈 씨의 아버지는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지 않나.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고 분노했다.
기훈 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때린 이 씨를 만나러 갔지만, 이 씨가 면회를 거부했다. 대체 왜 그랬는지 물어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 가해자의 태도에 기훈 씨의 아버지는 절망했다.
지난달 11일 밤 9시, 기훈 씨와 가해자 이 씨, 또 다른 친구 2명이 술집을 찾았다. 술집 사장은 "피해자에게 일부러 술을 먹이는 것 같앗다"고 했다. 이에 아르바이트 생이 일부러 술을 강요하지 말라고 말리는 모습이 CCTV에 담겨 있었다.
당시 기훈 씨가 골프채로 맞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목격자가 가족과 만났다. 목격자는 "친구들끼리 장난이 짓궂다 보니까 저희가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고 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 씨가 장난을 치다가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목격자는 "다른 친구들은 저 입구 앞에 서 있었다"고 했다. 기훈 씨를 따라가며 골프채로 폭행하던 이 씨의 곁에는 두 명의 친구가 있었다. 이들은 폭행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기훈 씨의 아버지는 "나는 가해자가 친한 친구인 줄 알고 용돈도 주고 정육점에 오면 고기도 주고 그랬다"고 말하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기훈 씨의 지인은 이들이 예전부터 기훈 씨를 괴롭혀 왔다고 했다.
이후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그날 술자리에 동석한 방관자 김 씨의 집을 찾았다. 그 친구의 가족들은 "나도 지금 우리 자식 때문에 힘들다"면서 화를 냈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방관자 김 씨 가족들에게 "아드님은 왜 신고를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지만, 김 씨 가족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더 힘든 상황이라며 화를 냈다.
이후 기훈 씨 집에 사건 당일에 이 씨 일행과 종종 어울리던 친구들이 찾아왔다. 이 친구들은 사건 당일 방관자들에게 사진을 공유 받은 사람들이었다. 다친 기훈 씨의 사진을 돌려본 것이 아니라 상태가 걱정돼 사진을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폭행의 시작도 장난이었다고 했다. 때로는 가해자 이 씨가 부추겨 자신들도 기훈 씨를 때린 적이 있었다고 했다. 친구 사이에 장난이었다고 하지만 피해자는 늘 기훈 씨였다.
전문가는 "친구 사이에 장난이라고 하지만 분명히 괴롭힘이다"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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