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영 백신 금지"..나포선박 협상 영향 미칠까
[경향신문]

이란이 8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코로나19 백신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이란이 나포한 한국 상선 억류 해제 협상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은 미국 제재로 한국에 묶인 이란의 석유수출 대금 일부를 코로나19 백신 구매 대금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이란과 논의하고 있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8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영국 백신이 공급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국영 통신 등이 전했다. 하메네이는 “이미 정부에 미국과 영국 백신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지금은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영국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는 “만일 미국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면 매일 4000명의 사망자를 내지 않을 것이고 영국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들은 다른 나라에 백신을 시험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란의 미국·영국 코로나19 백신 수입 금지령은 이란이 지난 4일 나포한 ‘한국케미’호 억류 해제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내세운 명목상의 나포 이유는 ‘해양오염’ 규정 위반이었으나, 이란 정부는 최근까지 한국 정부와 자국의 석유 수출대금 동결 문제를 두고 협상해왔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한국의 은행 두 곳에는 이란의 석유 수출대금 약 70억달러가 묶여 있다. 미국이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면서 이란에 가한 경제 제재로 동결된 자금이다. 최근 한국과 이란은 미국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이 자금 중 일부를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퍼실리티’에 송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원화를 백신 대금으로 내려면 미국 은행을 거쳐야 하는데, 이란이 미국 은행에 자국 돈이 또다시 동결될 것을 우려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란이 수입을 금지한 미국의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외하면 당장 이란이 수입할 수 있는 백신은 러시아와 중국 백신으로 좁혀진다.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을 활용할 선택지도 줄어든 것이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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