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치소, 여성들은 한 방에 8명씩 '다닥다닥' 방치
한 재소자 "확진된 남성들과 같은 건물에 층만 달라" 감염 사각 호소
7차 전수조사서 확진 1210명으로 늘어..당국 "1주일에 한 번씩 검사"
[경향신문]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여성동은 18.18㎡(5.5평)의 방에 8명이 기거하는 등 밀집도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여성 수용자 중에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밀집도 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안일한 대응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오후 5시 기준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1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동부구치소의 미결 수용자 A씨는 지난 6일 가족에게 보낸 편지(사진)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막기 위해 남성 수용자는 분산 조치하고 있지만, 여성 수용자는 여전히 5.5평의 방에 8명이 기거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동부구치소 여성동은 남성동과 같은 건물이지만 층이 다르며, 현재 여성 수용자 300여명이 기거하고 있다.
일부 수용자와 그 가족은 여성동의 밀집도가 낮춰지지 않아 남성동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감염병 확산이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A씨는 편지에서 “남성 수용자 중 확진자를 이송 보내지 않고 서울동부구치소를 생활치료센터로 변경해 수용하고 있는데, 여성동과 같은 건물에 층만 다르게 수용되고 있다”며 “여성 수용자는 한 방에 8명이 수용돼 있어 1명만 감염돼도 남성 수용자들처럼 순식간에 모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적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6일 서울동부구치소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수용자들을 이송했다고 밝혔지만 여성 수용자 이송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법무부는 “여성동은 남성동과 분리돼 있고, 여성 수용자 중에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이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일정 기간 신입 수용자를 3주간 독거·분리 수용하는 과정에서 사정상 8명을 혼거 수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법무부가 지난 5일 실시한 6차 전수검사에서 서울동부구치소 여성 수용자를 제외한 것도 논란이 됐다. 여성 수용자는 지난 1~5차 전수검사는 받았지만 6차만 제외됐다. 의료계에선 여성·남성 수용자가 다른 층에서 머물더라도 감염 가능성이 있고, 여성 수용자 중 잠복기 미확진자가 있을 수 있어 전수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법무부는 “서울동부구치소 여성 수용자는 1~5차 전수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구치소와 방역 당국이 협의해 여성 수용자에 대해서는 3일 주기로 실시하는 감염경로 추적관리 목적의 유전자증폭(PCR) 검사(전수검사)를 종료하고, 예방 목적으로 1주일에 한번 검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여성 수용자를 포함한 수용자 570여명에 대한 7차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43개 교정기관 전수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10명(수용자 1055명)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서울동부구치소 677명, 경북북부2교도소 341명, 광주교도소 16명, 서울남부교도소 17명, 서울구치소 1명, 강원북부교도소 1명, 영월교도소 2명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했다”며 “근본 원인은 수용인원 과다”라고 말했다.
박채영·이보라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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