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회사 쪼개기 등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늘어날 것"

정대연 기자 입력 2021. 1. 8. 21:02 수정 2021. 1. 8.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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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서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에 대책 요구 봇물
법정수당·연차휴가 등 적용 못 받는데 안전 문제까지 차별

[경향신문]

5인 미만 사업장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도 법정수당 지급, 연차휴가 사용, 노동시간 제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을 적용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생명이 걸린 안전 문제에서조차 차별을 받게 된 것이다.

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정부가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배제하기보다 지원을 통해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재해법은 그간 노동계가 요구해 온 핵심 내용중에서도 상시 노동자 5명 미만인 사업·사업장의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 최악의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지난해 1~9월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자 660명 중 35%(231명)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나왔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약 600만명에 이른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 다수 법조항의 보호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받지 못하며, 수십년 일해도 연차휴가가 없다. 법정공휴일 유급, 주 최대 52시간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제한도 적용받지 못한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에서도 배제돼 있다.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등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조항 적용도 5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를 인정받는다.중대재해법 제정 과정에서처럼 ‘영세사업장의 어려움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 같은 명목으로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보호망에서 배제하는 방식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안전과 생명조차 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노동 관련 법의 제정 목적은 취약 노동자 보호에 있지만, 가장 보호해야 할 대상이 매번 배제되고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서류상 쪼개기와 4대보험 미가입 등으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 증가할 것을 우려한다. 실제로는 영세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법망을 피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할 유인을 정부와 국회가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고발운동’을 벌여온 권리찾기유니온 정진우 사무총장은 “매출 규모가 상당한 기업들이 전문적인 노무컨설팅을 받아 5인 미만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정부는 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별을 둘 것이 아니라 영세사업장 안전시설 설치 등을 지원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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