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되자..뒤늦게 "손 뗀다"는 총수 일가
[뉴스데스크] ◀ 앵커 ▶
혹한 속에 LG 그룹 사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
이들을 해고한 건물 관리 회사가 구광모 회장의 고모들의 소유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확산 됐습니다.
이 고모들은 노동자들에겐 최저임금을 주면서도 연간 수십억 원의 배당금을 챙기기도 했는데요.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여의도의 LG트윈타워 로비.
해고된 청소 노동자 서른 명이 24일째 농성 중입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건물 출입이 완전히 통제되면서 청소노동자들은 이렇게 10일째 건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이정/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어떻게 살라고 이 엄동설한에 저희들을 나가라고 하는 건지. 은박지 있잖아요 깔고, 침낭 그 속에서 잡니다."
청소노동자들은 길게는 10년 가까이 최저임금을 받으면서도 성실하게 일해왔다며, 계속 일하게 해달라고 호소합니다.
[박소영/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월급이) 3대 보험을 떼면 169만 9천 원입니다. 청소하시는 분들이 거의 다 가정의 가장역할을 하는 거죠. 우리는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들이 속한 회사는 지수아이앤씨.
지수아이앤씨 측은 LG 측 관리업체와 계약이 해지돼, 더 이상 고용을 유지할 수 없다며 작년 말 갑자기 해고를 통보해왔습니다.
그런데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 씨와 구미정 씨 2명이 소유한 곳으로, LG 계열사 건물 상당수를 도맡아 관리해왔습니다.
고모 2명이 지난해 배당으로 받은 돈만 60억원…회사 순이익인 45억 원보다도 많습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에 2~3년 동안 배당을 또 집중적으로 가져갔더라고요. 총수 일가가 사익 편취를 하는 전형적인 예고요."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고, LG측이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전기를 끊고 도시락 반입까지 막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악화됐습니다.
불매운동까지 시작되자, 결국 구훤미 씨 등 고모 2명은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LG 관계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중소기업에 매각해서 일감이 개방되도록 하는 취지입니다."
LG와 지수아이앤씨 측은,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65세 이하는 LG타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은 다른 곳으로 흩어질 경우, 노조 설립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어,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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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정 기자 (cyju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52253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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