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머스크의 '이유 있는 질주'
[경향신문]
미래를 사는 사나이랄까. 그는 특별하다. 손대는 것마다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온다. 진화하는 세상의 앞머리에 선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50)의 얘기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길 거부하는 부지런한 천재다. 값비싼 LA의 저택에서 느긋하게 즐길 만도 하지만 다 처분하고 꿈을 좇아 새 길을 떠났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머스크는 막히는 도로를 대체해 지하터널로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방안까지 실험하고 있다. 민간 우주왕복선을 실현한 그의 원대한 꿈은 인류를 화성에서 살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예상 밖의 복병을 만났다.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을 예고한 애플이다. 한때 사업이 신통찮자 머스크는 애플에 테슬라를 사달라고 했다가 문전박대당한 적도 있다. 거품 논란을 넘어 테슬라의 진짜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간이 그에게 다가온 것이다.
혁신의 대가는 돈방석이다. 머스크는 7일(현지시간) 기준 순자산이 1885억달러(약 206조원)로,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를 15억달러 차로 제치고 지구촌 최고부자에 올랐다. 최고갑부 자리는 3년3개월 만에 바뀌었다.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빨리 재산을 불린 주인공이다. 불과 1년 전 270억달러로 세계 50위권에 있다가 ‘원톱’ 자리까지 오른 비결은 테슬라의 주가 폭등이다. 그는 트위터에 “별일이네. 다시 일하러 간다”는 반응만 남겼다.
머스크는 “궁극적으로 거의 모든 물적 소유물은 팔아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5월 “앞으로 집은 갖지 않겠다”고 한 뒤 1100억원대 주택들을 처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테슬라의 고향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회사도 옮겼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는 더 이상 혁신가와 맞지 않다. 냄비 속 개구리가 될 판”이라고 했다. 또 “미국 기업들이 MBA판이 될 처지다. 회의만 하고 재무제표에만 관심 있다”고 일갈했다. 멋진 제품을 못 만드는 기업은 존재 가치가 없다는 믿음에서다.
2030세대마저 ‘영끌’ ‘빚투’에 여념 없는 우리 사회나 부모가 물려준 사업에 안주하는 국내 기업가들이 새겨들을 대목이 적잖다. 인류의 앞날을 밝힐 머스크의 다음 아이디어는 뭘까 벌써 궁금하다.
전병역 논설위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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