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야산서 취객 구한 경찰관 "오로지 살리겠다는 생각뿐"

안형철 2021. 1. 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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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늦게 발견됐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뻔 했다."

지난 6일 수도권에 폭설이 쏟아질 당시 술에 취해 야산에 쓰러져 있던 취객을 지구대 경찰관이 신속한 구조로 생명을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신고내용은 곧바로 해당 관할지인 오산지구대로 전파됐고, 당시 야간근무조로 한 팀을 이뤄 근무 중이던 이 경위와 박 순경은 즉각 휴대전화 GPS 위치추적을 통해 실종자 위치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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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구조로 동사 위기 놓인 취객 목숨 구해
출동 경찰관 "누구라도 이렇게 행동했을 것"
[오산=뉴시스] 지난 6일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경기 오산지구대 소속 2팀원 단체사진. 사진 뒷줄에서 왼쪽 첫번째가 박철원 순경, 세번째가 이준범 경위. 2021.1.8. goahc@newsis.com (사진=이준범 경위 제공)

[오산=뉴시스]안형철 기자 = "조금만 늦게 발견됐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뻔 했다."

지난 6일 수도권에 폭설이 쏟아질 당시 술에 취해 야산에 쓰러져 있던 취객을 지구대 경찰관이 신속한 구조로 생명을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 오산경찰서 오산지구대 이준범(41) 경위와 박철원(34) 순경이 주인공이다.

경기도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던 이날 오후 11시 46분께 경기남부경찰청 112종합상황실로 다급한 목소리로 ‘동생이 술을 먹고 없어졌다’는 내용의 한 통의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설로 신고전화가 올 당시 이미 시내는 물론 거리 곳곳이 눈으로 뒤덮힌 때였다. 구조가 늦게 이뤄지면 자칫 ‘동사’(凍死) 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신고내용은 곧바로 해당 관할지인 오산지구대로 전파됐고, 당시 야간근무조로 한 팀을 이뤄 근무 중이던 이 경위와 박 순경은 즉각 휴대전화 GPS 위치추적을 통해 실종자 위치를 확인했다.

실종자 예상 위치까지 지구대에서 2㎞ 남짓한 거리였지만 이날 도로의 상황은 폭설로 인해 빠르게 이동하기가 힘들었다. 급한 마음에 신호를 무시하면서까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일대는 가로등 하나 찾아보기 힘든 산길이었다.

한 사람의 생명이 화급을 다투는 가운데 잠깐도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이 경위와 박 순경은 함께 수색에 나선 지구대 동료 경찰관 5명과 함께 필사적으로 위치추적 장소 인근을 샅샅이 뒤졌지만 실종자를 찾기 어려웠다. 따라온 가족들도 애가 타기 시작했다.

이에 등산로가 아닌 등산로 인근 야산까지 수색 범위를 확대해 가파른 비탈에 접근하기 힘든 수풀까지 살펴봤다. 두 사람도 위험에 빠질 수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비탈길로 내려갔다. 이렇게 수색을 벌이던 중 야산 중턱에서 웅크리고 있는 실종자 모습을 발견했다. 신고 접수 30여분 만이었다.

한파에 추워서 온 몸을 떨던 실종자는 "살려주세요. 너무 추워요"라며 희미한 목소리를 겨우 내뱉으며 버티고 있었다. 구조대원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이 경위는 실종자를 업고서 어둠 속의 산길을 내려왔다. 박 순경은 두 사람의 안전을 위해 먼저 앞서가며 길을 열었다.

산을 내려와서는 곧장 인근 빌라로 들어가 동상을 방지하기 위해 실종자 신발부터 벗겼다. 박 순경은 구조자의 변경된 위치를 알리기 위해 구급차로 뛰어갔고, 이 경위는 실종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외투를 벗어 그를 감쌌다.

하마터면 실종자가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순간이었지만, 이 경위와 박 순경을 비롯한 오산지구대 팀원들이 눈보라 치던 어두운 산 속을 수색한 끝에 실종자는 현재 큰 부상 없이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위는 "경찰관이라면 누구라도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며 "구조자가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을 수 있어 빠르게 찾아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더 큰 위험에 빠지기 전에 무사히 구조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ah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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