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룰 고쳐 '기호2번' 압박..安 "중도층 잃는다" 버티기

김정률 기자,유경선 기자 2021. 1. 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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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지지자들, '기호4번 단일후보' 安에 고개 갸우뚱"..나경원도 "입당해 경선해야"
安측 "입당시 중도·무당·진보층 이탈 우려"..'당대당 통합' 논의 전개 주목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은 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규칙을 변경해 본경선을 100% 여론조사로 치르는 방안을 확정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입당'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누구로 단일화가 되든 '기호 2번'이 아니고서는 승산이 없다는 논리다.

안 대표측은 '공당의 대표에게 입당 요구는 불가하다'며 맞서는 한편 중도·진보층에 대한 안 대표의 확장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힘이 입당 압박과 함께 '당대당 통합' 제안까지 내놓음에 따라, 향후 안 대표의 입당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않을 경우 '통합' 논의로 전개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8일 서울·부산시장 본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적용하기로 공천 규칙을 변경 의결했다. 당초 20% 반영하기로 했던 당원 투표 비율을 아예 없애면서 안 대표 등 당 외부 인사들도 공정한 경선을 치를 수 있게 됐다는 주장이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의 지금 입장이 범야권 단일화 후보가 돼 기호 4번으로 출마하겠다는 것이라면 (국민의힘) 지지자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 않을까 한다"며 안 대표를 향해 '입당'을 거듭 요구했다.

경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쉽게 오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기 때문에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다단계의 경선을 거치는 것보다는 저희 당에 입당해서 경선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안 대표측은 여전히 입당에 대해 완강한 반대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의 '본경선 여론조사 100%' 규칙 확정에 대해 "어떻게든 안 대표와 단일화를 이뤄 보궐선거를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로 평가하면서도 "공당 대표가 탈당해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나. 정치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특히 안 대표측은 안 대표의 중도 확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입당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안 대표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떤 선택이 더 중도를 확장하는데 좋은 방법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한 표라도 더 가져올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최선의 경선 방식을 택해야 하는 것인데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조사한 서울시민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는 13명의 여야 정치인 중 24.2%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 30.0%의 지지율을 얻어 다른 여야 후보들을 특히 압도했다.

이념성향별로도 중도층의 26.5%, '모름' 층의 25.2%는 물론 진보층에서도 10.0%의 지지를 얻어 야권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유는 중도층과 합리적 진보층의 지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안 대표측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셈이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이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안 대표가 오는 18일 후보 등록을 시작하는 국민의힘 경선 일정에 합류할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는 안 대표가 다음달 중 진행될 본경선에 뒤늦게 합류하거나, 안 대표의 바람대로 국민의힘 외부의 범야권 단일화 플랫폼이 마련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입당' 줄다리기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공전될 경우 '합당'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전날 "저는 두 당의 통합이 후보단일화에 우선하여야 한다고 생각해 선통합, 후단일화를 해답으로 생각한다"고 밝혔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전날 출마를 선언하면서 "안 후보의 '입당'보다는 '합당' 논의를 먼저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태규 의원은 이날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당대당 통합'을 제안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인했지만,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의 '혁신'을 전제로 합당 논의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안 대표는 앞서 두 당의 합당 논의에 대해 줄곧 "야권의 혁신 경쟁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만약 국민의힘이 여권의 실책에 따른 '반사 효과'를 넘어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는 등 변화의 모습이 나타날 경우 안 대표로서도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에 진지하게 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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