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스포츠과학자 정태석이 피지컬코치협회 만든 이유

류청 2021. 1. 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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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류청]

한국 스포츠과학 선구자 정태석 스피크재활의학과 원장은 직함이 많다.

스피크재활의학과 원장, 대한축구피지컬코치협회 회장, 한국축구과학회 부회장, 안산그리너스 주치의, 의학 유튜버 등. 바쁘지 않냐고 묻자 정 원장은 “다 그 동네(분야)에서 하는 일인데요”라며 웃었다.

정 원장은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10년 넘게 일관성 있게 한국 스포츠계에 스포츠 과학을 소개하고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이후부터 이런 활동을 이어왔다. 2019년 대한축구피지컬코치협회(KFPF)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으로 부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포츠 과학이 일상화된 유럽에서는 이미 한 축구팀에 스포츠 과학에 관련된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스포츠 과학에 관계된 전문 인력은 비싸지만, 이들이 내는 성과로 인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선수들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한국 스포츠계도 이런 움직임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도 많이 발전했다. 정 원장이 한국에 돌아왔던 2000년대 후반만 해도 피지컬 코치가 없는 프로 팀이 많았고, 피지컬 코치 가운데 한국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프로 팀은 스포츠 과학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느리긴 하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정 원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경기인은 물론이고 일반인에게도 스포츠 과학과 그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길 바란다.

하는 일이 많습니다. 대한축구피지컬코치협회, 병원, 안산그리너스 주치의까지.. 바쁘지 않나요?
다 그 동네에서 하는 일인데요(웃음).

하는 일 세 가지를 각각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대한축구피지컬코치협회는 축구 과학에 관련된 일을 하고, 병원은 축구 선수 부상 치료도 하지만 의학적인 조언도 함께 하고 있어요. 주치의는 현장에서 하는 축구 의학이죠. 세 가지 일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에요.

가장 궁금한 부분은 대한축구피지컬코치협회인데, 작년에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습니다.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설립은 주도한 건 현장에 있는 피지컬 코치들이에요. 이재홍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피지컬 코치가 주축이 돼 협회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원래 피지컬코치 소모임이 있었는데 인원이 늘어나며 단체 규모가 커지니 정식으로 조직력을 갖추자는 거였죠. 협회 목적은 기본적으로 기존에 있는 피지컬 코치들이 네트워킹 하는 겁니다.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공유하며 지식을 함양하고,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피지컬 코치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도 했으면 합니다. 저는 후배들이 추대해서 회장이 됐는데, 제가 잉글랜드 축구협회 피지컬코치 자격증을 땄고 2년 동안 교육 강사도 해서 상징적인 의미로 (회장이 됐다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대한축구피지컬코치협회 창립총회 겸 진행한 콘퍼런스에 참가한 연사의 면면이 화려했습니다.
지난 12월에 했습니다. 유료로 진행했고요. 주제가 ‘피지컬코치협회 비전과 도전’이었어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스태프는 물론이고 외국인 연자도 초청했어요. 피지컬 코치의 역할과 현장에서의 소통 방법, 트렌드, 비전 등을 주제로 삼았어요.


한국축구과학회와 역할이 조금 비슷하다고 봐도 되나요?
축구과학회가 10년 전부터 이런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축구과학회는 좀 더 아카데믹하고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단체, 피지컬코치협회는 현직에 있는 분들이 현장 경험을 공유하는 현장 중심의 단체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두 단체가 상호보완하기 위해서 노력해야합니다. 저변과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현지 코치들뿐 아니라 이제 피지컬 코치가 되려고 하는 이들에게도 정보를 주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피지컬 코치와 대상자들 사이 네트워킹이 약했어요. 이제 현직 코치들이 멘토 역할을 하면서 피지컬 코치가 되려는 이들에게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스포츠 과학이라는 말이 낯설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제 한국 수준도 많이 올라갔나요?
장족의 발전을 했죠. 15년 전만 해도 국내파 피지컬코치가 거의 없었어요. 브라질 출신이 많았죠. 프로에도 피지컬코치가 없는 팀이 있었어요. 이제 국내파가 절대다수고 외국 코치가 소수예요. 2016년부터 대한축구협회에서 피지컬 코치 강습회를 하고 있어요. 저는 2016, 2017년에 강사 역할 했는데 그때 자격증 땄던 친구들이 이제 K리그1, K리그2 피지컬 코치로 일합니다.

더 과학적인 팀 운영, 선수 관리를 하라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팀 내에 스포츠 과학에 관계된 인원이 더 늘어나야 합니다. 지금은 팀당 1명씩인데 감당하기 벅찬 일이 많아요. 지금은 담당 인원이 필드나 짐(체육관) 위주인데, 더 나아간다면 서울이랜드처럼 데이터 관리를 하는 인원을 배정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업무 세분화가 덜 이뤄졌으나 유럽이나 미국은 세분화가 끝났고, 통합 과정에 있어요. 현재 우리 상황은 2000년대 초반 유럽이라고 보면 된다. 필드, 짐, 데이터 분석 분야를 나누고 있어요. 유럽은 이제 통합 과정에 있습니다. ‘헤드 오브 퍼포먼스’, 이 같은 통합 매니저가 스포츠 과학팀을 이끌고 있죠. 그걸 넘어서 연구-개발(R&D) 매니저를 두는 곳도 생겼고요. 현장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으면 더 높은 레벨에서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죠. 메디컬 스태프, 피지컬 스태프, 테크니컬 스태프 모두를 통합할 수 있는 경험과 지략을 겸비한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우리도 곧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봐요. 김현의 제주유나이티드 단장 인터뷰를 봤는데, 그런 분들이 스포츠 과학에 관한 진보적인 생각을 갖는 건 고무적이에요. 스포츠 과학과 현장에서 접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축구과학회가 지난 10년 동안 일한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스포츠 과학 관련한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입니다.
‘닥터 풋볼’은 전문적인 부분을 좀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기획하고 40회 이상 제작했어요. 어느 정도 재미있게 한 회도 있고, 어려운 회도 있었어요. 이제 시즌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눈 높이가 다 다르고, 팬들도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스포츠 과학을 조금 더 쉽고 친근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오히려 축구 선수보다 동호인들이 관심이 높더라고요.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몸에 관심이 많으니 이런 부분도 고려하려고 합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안산그리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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