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빛난 삼성·LG..위기 뚫고 올해도 '쾌속질주'

서민지 2021. 1. 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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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속 펜트업 수요 덕에 가전서 호실적.."올해, 작년보다 더 좋을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아이뉴스24 장유미,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가전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로 눈부신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정유·여행·관광·유통 등 산업 전반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전자업체들은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 덕분에 가전 사업 매출이 크게 늘어 나홀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가 발생한 작년 초만 해도 세계 각국에서 봉쇄령이 내려져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비대면(언택트) 수요가 증가하며 반도체 사업이 호황을 맞은 데다 가전 매출까지 급증하며 지난해 호실적으로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전 덕에 연간 영업익 36조 원 육박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36조2천600억 원, 영업이익 35조9천500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4%, 29.46%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지난 2017년(239조5천800억 원), 2018년(243조7천700억 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영업이익은 2018년(58조8천억 원)과 2017년(53조6천억 원), 2013년(36조8천억 원)에 이어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실적은 다소 주춤하는 듯했지만, 3분기 들어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며 실적이 큰 폭으로 회복했다. 또 언택트 확산으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이 때 아닌 호황을 보기도 했다.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스마트폰과 가전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펜트업 수요 폭발로 3분기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3분기 펜트업 수요가 몰렸던 만큼 4분기에는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조 원, 매출 61조 원을 거뒀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27.13%, 8.9% 감소한 수치다. 다만 전년보다는 영업이익은 25.7%, 매출은 1.87% 늘었다.

잠정 실적에서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지만, 반도체 부문에서 3조 원 후반에서 4조 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1조 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2조 원 중반대,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1조 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인덕션 [사진=삼성전자]

업계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7~2018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46조7천500억 원, 매출 257조9천500억 원이다. 일부 증권사는 메모리 업황 개선과 파운드리 시장 확대 등에 따른 수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영업익 50조 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 상반기까지 D램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축소된 재고와 공급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기저효과, 5G, 서버 CSP(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의 재고 재축적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TV, PC, 스마트폰, 클라우드로 이어져 온 반도체 수요 사이클은 다음으로 자율주행 시장이 열리면서 새롭게 쓰일 것"이라며 "향후 자율주행이 이끌 거대한 반도체 수요 사이클은 메모리·비메모리 모든 부분에 걸쳐 커다란 파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상고하저' 흐름 깬 LG전자, 美 월풀 제치고 글로벌 1위 눈 앞

LG전자는 올해 미국 가전 명가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1위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매년 '상고하저'의 실적을 보였던 LG전자가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 덕분에 가전 매출이 크게 오르며 지난 4분기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63조 2천638억 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3조1천918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최대치다. 시장에선 연간 매출은 62조6천262억 원, 영업이익은 3조2천58억 원으로 추정했다.

1년 전만해도 시장에서 예상한 LG전자의 2020년 영업이익은 2조7천~2조8천억 원 수준이었지만, 원가 절감과 함께 '펜트업' 효과에 따른 가전 판매 호조가 이 같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LG전자 실적의 저력은 TV와 가전에서 나왔다. LG전자는 보통 4분기에 연말 소비 시즌 도래로 프로모션이 확대되며 실적 악화를 겪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전과 TV의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또 신(新)가전으로 불리는 스타일러(의류관리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의 인기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판매 증가 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5.6% 증가한 6천47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6.9% 늘어난 18조7천826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분기 사상 역대 최대이며 영업이익도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 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에선 지난해 4분기 동안 5조 원대의 매출과 4천억 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1천220억 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며, 매출도 지난해 4조6천160억 원보다 증가할 조짐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본부는 1천억 원 후반에서 2천억 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비성수기로 꼽혀온 3~4분기에 LG전자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연간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며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동안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처음으로 월풀 추월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에서 월풀을 3천억 원 이상 앞선 데 이어 4분기에도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LG전자 H&A사업본부의 연간 매출 전망치가 월풀의 매출 전망치를 1조 원 이상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막판 코로나 확산 추세와 환율 등 변수 속에서도 월풀 실적을 넘겼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이 같은 성과를 얻은 것은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봉쇄령) 위기에도 손실을 최소화한 효율적인 SCM(공급망관리) 시스템과 집콕 수요를 겨냥한 신가전 제품, 다양한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 인기를 주도한 것이 주효했다"며 "각국 봉쇄령에도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리며 매출을 끌어올린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올해도 가전 판매 호조와 전장사업 실적 개선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신기록 경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보다는 적자 폭이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LG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롤러블폰'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실적이 큰 폭으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코로나19로 생산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동안 LG전자는 생산지 다변화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요에 적기 대응해 가전 부문에서 견조하게 성장했다"며 "주요 선진국에서 LG 가전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가전·TV 사업은 더욱 호조를 보이고 전장 사업은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업은 제조자 개발생산(ODM) 비중 확대와 사업 재편으로 적자를 축소, 전사 수익성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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