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닮았다..지하철역 복도 '검은 눈'
폭설과 한파가 함께 몰아치자 지하철 역 내부는 '빙판길'로 돌변했다. 시민들은 질척이는 '검은 눈' 때문에 종종걸음을 걷거나 균형을 잃었다.
김씨는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데, 매년 겨울 눈올 때, 여름 장마철이면 미끄러질까봐 걱정하고 다닌다"며 "지하철 역에서도 노력을 하겠지만 누군가 다칠 수도 있는데 좀 더 신경써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 장모씨(31)도 "지하철 계단 아래 눈이나 물기가 남아 미끄러울 때가 비일비재하고 오늘 출퇴근 때에도 미끄러질까봐 조심하고 다녔다"며 "솔직히 지하철에서 미끌거릴까봐 다리에 힘주고 다니는 게 일상인데, 이런 경험 안 해본 사람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5번출구 에스컬레이터로 이어지는 복도에서 시민들은 균형을 잃거나 미끄러질까봐 벽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역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왜 이렇게 미끄럽냐"는 등 불평도 종종 들렸다. 미끄럼 방지 장치는 구멍 뚫린 깔개 하나만이 설치돼 있었다.
이 복도를 지나온 허지민씨(22)는 "방금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며 "노인들에게 특히 위험할 것 같은데 손잡이라든지 안전 시설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퇴근하던 직장인 김모씨(32)도 "개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깔개를 더 깔면 도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추가적으로 강한 한파와 큰 눈이 내릴 것이라고 바라본 만큼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주의 표지판을 두거나 작은 구멍들이 뚫린 플라스틱 발판을 깔아 두면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며 "가산디지털단지역이 잘 돼 있던데 미끄러운 영역에 맞춰 추가적으로 설치하고, 계단의 경우 눈을 녹여 물기를 주기적으로 치워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는 "미끄러짐 방치로 사고가 나면 관리 책임자나 기관에 1차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임자는 서울 지하철을 총괄하는 서울교통공사나 각 역, 혹은 구역 관리를 담당한 업체 등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신용산역 복도 등 미끄러짐 사고가 우려되는 구역들에 곧바로 미끄러짐 방지를 강화하겠다"며 "공사도 4단계로 나누어 한파·안전 대비 노력을 기울이는데,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금방 바닥 조건이 안좋아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293개 역을 관리한다. 관계자는 "불편을 겪으신 시민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겨울철 안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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