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주문에 공장터질 판"..삼성전자, 슈퍼사이클 2022년까지 간다

이종혁,박재영 입력 2021. 1. 8. 17:45 수정 2021. 1. 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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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적전망 '어게인 2018'
3분기 호실적 이어 4분기 선전
초호황 진입한 반도체 앞서고
IT·모바일부문 받쳐줄 2021년
3년전 슈퍼사이클 매출 웃돌듯
영업익 최대51兆 전망도 나와
D램 오르고 낸드도 반등전망
"파운드리 주문에 공장터질 판"

◆ 삼성전자 실적발표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둘째)이 4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오른쪽), 윤태양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장(부사장·오른쪽 셋째)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사업장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잠정 기준 매출 236조2600억원, 영업이익 35조9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30% 증가하며 2019년 이후 'V'자 반등을 시작한 모양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올해와 내년의 삼성전자를 더 주목한다.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가 최소 2022년까지 실적 고공행진을 주도하고, 스마트폰,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등 IT·모바일 사업이 탄탄하게 뒷받침한다는 관측이다.

시장은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첫 매출 25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돌파해 50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기대도 높다. 현재 국내 증권사 전망을 종합한 수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257조원, 영업이익 46조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액은 2018년(약 243조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수준이 확실시된다. 일부 증권사 분석가들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0조~51조원에 이른다는 낙관적 예상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2017년 약 53조원, 2018년 약 58조원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업은 실적 낙관론은 커지고 있다. IT 기기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 세계가 급격히 비대면 경제로 전환하면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반도체는 지난해 연말부터 가격 상승 조짐을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메모리 반도체의 현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13일 개당 3달러40센트로 한 달 새 25%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5% 더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떨어졌던 낸드플래시도 1분기 말이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한다는 예상이 많다. 황민성 삼성증권 분석가는 "재고 소진과 급락하는 가격에 시달렸던 2020년과 달리 2021년은 고객이 반도체 가격을 적당히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D램 등 메모리 설비 투자를 예상보다 줄일 듯하고 미국 마이크론 공장의 정전 사태 등이 맞물려 메모리 가격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부는 말 그대로 '공장이 터져나갈 지경'으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적어도 2~3년간 계속된다는 전망이 대다수다.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은 현재 삼성전자와 대만 TSMC만 가능하다.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약 54%, 삼성전자는 약 17%의 점유율을 보인다. 그러나 업계는 초미세 공정 실적만 발라내 보면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60%, 40%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한다.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칩 판매 가격 상승과 퀄컴·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의 주문 증가를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분석가들은 올해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에서만 총 80조~90조원의 매출과 20조~2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올해 반도체 수출액이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1000억달러(약 109조원)를 돌파하고, 관련 설비 투자 규모도 중국·대만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탈환한다고 내다봤다.

올해 삼성전자 IM 부문의 실적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 IM 부문 무선사업부는 관행보다 1개월 앞당겨 최상위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S21을 이달 말 전 세계에 출시한다.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미국의 제재로 주춤한 와중에 전략 신제품 조기 출시로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다였던 2017년의 3억2000만대를 넘어서는 스마트폰 출하량을 달성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IM 부문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에 5년간 약 8조원어치의 5G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는데, 올해부터 관련 매출이 잡힌다. 8조원은 네트워크사업부 연매출(2019년 약 5조원)의 150%가 넘는 숫자다. 네트워크사업부는 버라이즌과 대형 계약을 발판 삼아 미국·유럽의 대형 이통사들과 추가 공급 계약을 맺는다는 방침이다.

생활가전과 TV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 효과를 올 상반기까지는 그대로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서며 가전·TV 제품 수요가 다시 감소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미국 달러가 재정 적자 확대, 제로금리로 중기 약세(원화 강세) 흐름을 보이는 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거둔 수입 중 상당한 규모가 원화 실적으로 환산되면서 장부상 숫자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종혁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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