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국회 통과에 건설업계 초비상..사고나면 CEO 징역

신수정 2021. 1. 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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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건설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중대재해법은 안전조치 미비로 발생한 산업재해를 '기업범죄'로 보고 엄하게 처벌하는 법이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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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발생시 경영책임자 처벌
건설업계 "현실적으로 불가능"
8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중대재해법을 통과시켰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건설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대표이사나 안전관리책임자가 개별 현장을 모두 챙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의무규정에 해석의 여지가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자칫하면 갑작스러운 경영 공백에 빠질 수 있다고 반발하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중대재해 발생시 경영책임자 처벌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중대재해법은 안전조치 미비로 발생한 산업재해를 ‘기업범죄’로 보고 엄하게 처벌하는 법이다. 영국·호주 등에서 시행 중인 ‘기업살인법’과 유사하다.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숨지거나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기업 경영자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골자로 한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법인이나 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노동자들이 여러 명 다치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경영책임자가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을, 법인이나 기관은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법 시행 유예기간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 3년이 주어졌다. 당초 정부에서는 이를 4년으로 하는 안을 제시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경영책임자의 범위는 대표이사 ‘또는’ 안전관리이사로 정해졌다. 경영책임자의 의무는 ‘안전·보건조치’이고, 건설공사 등을 발주한 경우에는 발주처에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공무원 처벌 부분은 제외됐다. 공무원이 가진 인·허가권이 중대재해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은 입증하기 어렵고, 따라서 처벌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건설업계 ”모든 현장 관리 현실적으로 불가능“

건설업계는 중대재해법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크고 작은 사업장이 전국에 산재해 있는 데다 협력업체가 단순 납품이 아닌 직접 공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본사 차원에서 이들 현장에 대한 관리 감독 자체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대 대형 건설사의 경우 현장 수가 회사당 평균 270개(해외 67곳 포함)에 달한다. 100위권 밖의 건설사조차 평균 현장 수는 32개에 이른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산업현장의 사망사고가 과실에 의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고의범에 준하는 하한형(1년이상 징역)의 처벌을 가하도록 했다”며 “사고방지를 위한 기업의 노력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고 이를 감안해 주려는 고려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대형업체의 경우 한 업체당 거의 300개에 달한다”며 “해외현장까지 있는 상황에서 본사에 있는 CEO가 현장의 안전을 일일이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이젠 사고나면 범죄인이 되는데 과연 살아남을 기업과 CEO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처벌에 집중한 규제가 사건을 음성적으로 무마하려고 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유럽연합(EU)은 재해방지를 위해 처벌보다 인센티브에 방점을 둔다. 독일은 연간 근로자당 최대 500유로까지 안전비용에 대한 세금혜택을 부여하며, 프랑스는 안전 기술개발 투자에 대한 세금혜택을 주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기업과 대표자를 처벌하는 데에 몰두하다 보면 사고방지를 위한 기업의 노력은 더욱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며 “과한 처벌이 계속될 경우 사고 발생시 이를 음성적으로 무마하려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sjs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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